정보마당/좋은 시

(13) 봄편지_이해인

등경 2015. 3. 5. 10:44

봄편지

 

                   이해인

하얀 민들레 꽃씨 속에
바람으로 숨어서 오렴


이름 없는 풀섶에서
잔기침하는 들꽃으로 오렴

눈 덮인 강 밑을
흐르는 물로 오렴

부리 고운 연둣빛 산새의
노래와 함께 오렴

해마다 내 가슴에
보이지 않게 살아오는 봄

진달래 꽃망울처럼
아프게 부어오른 그리움

말없이 터뜨리며
나에게 오렴

2015.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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