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自無心碧
시민강좌 한시반 종강 3주전이다. 교수님이 특별한 제안을 하다. 종강때 교수님께서 청강생을 위해 선물을 하시겠단다.
그동안 배운 한시를 15수를 외우면 가져온 합죽선에다 글씨를 써주신다고 하신다. 처음 그 말씀을 하실 때 속으로 나는 못해 하다.
그리고 집에 와서 고민을 하니 아니 그동안 수없이 시를 접했으면서 못한다면 그건 바보지 하는 생각이 들다.
방송대 기말고사와 겹치는 부분이 있어 어렵다 생각했는데 시험공부와 병행하기로 하고 준비를 하다.
그러니까 방송대 기말고사는 6월 7일과 8일이다. 10일이 한시반 시힘이다. 그동안 시민강좌는 평가는 없었다.
우선 15수를 선정하다.
왕지환 등관작루
소식 제서림벽
이색 시자손
풍몽룡 조백승디사우인종
김시습 사우시청
주희 관서유감
정섭 석란도
두목 증별
최해 우하
김정희 도망시
최치원 지리산
설도 춘망사
도천선사 게송
변형
이옥봉 몽혼
비교적 짧은 시로 골랐지만 뜻이 심오한 시다.
그냥 외우면 막히기 십상이고 많이 써야 수월스럽다.
합죽선은 준비하다. 도청 근처 합죽선 매장에 가서 주문을 하니 그림이 그려지지 않은 부채는 아직 준비되지 않다고 택배로 보내준다고 한다.
6월 7일, 8일은 방송대 3학년 1학기 기말고사가 있는 날이다. 준비를 한다고 했지만 허점은 있기 마련이다.
6월 10일 월요일이다. 시험을 치르다. 다른 때와 달리 9시 반쯤 되니 교수님이 들어 오신다. 답안지를 나눠 주시고 시를 쓰라 한다. 15수를 다 쓰다. 헌데 추사 김정희 도망시에서 한 줄이 막히다. 그래도 그 정도는 예상했다.
시를 외우다 보면 평소 잘 외웠다 하더라도 한 순간 막히면 아무리 상각해도 생각이 나질 않는다. 그래서 수없이 쓰고 외워야 한다.
준비해온 부채도 내놓다. 주중 메시지 하나가 뜨다.
1. 冷靜扇 -이미 설명했음
2. 難得糊塗 난득호도
바보스럽기가 더 어렵다
‘難得’은 ‘......하기가 어렵다’는 뜻이고 ‘糊塗’는 ‘풀을 칠해서 막거나 덮어버린다.’는 뜻인데 여기서는 ‘멍청하다, 바보스럽다’는 뜻으로 사용되었다. 그러므로, ‘難得糊塗’는 ‘바보스럽기가 더 어렵다’는 뜻입니다.
너무 똑똑하려 말고 적절히 바보스럽게 사는 게 진정으로 세상을 잘 사는 것입니다.
3.山自無心碧
산은 스스로 무심히 푸르다.
(산은 특별히 마음을 쓰지 않더라도 언제나 제 스스로 푸르다)
조선시대 명승 서산대사의 시(詩) 한 구절
시의 전문(全文):
山自無心碧 산은 스스로 무심히 푸르고
雲自無心白 구름도 스스로 무심히 희도다.
其中一上人 그 가운데 한 상인(스님)
亦是無心客 그 또한 무심한 나그네로세.
4. 乾坤萬里眼
하늘과 땅, 만리(萬里)를 내다 볼 수 있는 눈(안목)
두보의 시 구절
부채 바람 맞으며, 안목을 넓히고 넓은 세상을 보자는 뜻. 백두산도 한강도 다 내 것이라는 넓은 안목으로 살아야 행복합니다.
5.無欲乾坤靜
-욕심이 없으면 하늘과 땅(온 세상)이 모두 조용하다.
남 때문에 세상이 시끄럽고 사회가 혼란한 것 같지만 사실은 내 마음이 고요하지 못하면 세상 모든 게 다 시끄럽게 들리고 짜증스럽게 보입니다. 내 마음을 고요히 가질 일입니다.
교수님께서 보내온 내용이다.
나는 여기서 3번을 택하다.
6월 17일 종강일이다. 교수님께서 작품을 만들어 오셔서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나눠 주신다.
감사하게 받다. 대서예가의 글씨가 담긴 작품을 받으니 기쁘다. 한시를 스토리가 있는 생동감있는 시를 가르쳐 주시고 공부하게 하고 대서예가의 품격 있는 글히를 담아 선물까지 주시니 감사할 따름이다.
나중 귀한 분이 있으면 선물을 할 생각이다.
2024.6.17
2024.6.21 다시 작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