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의 인사
안녕하세요?
이번 고전번역교육원 연수과정을 졸업하게된 홍O창입니다.
학업을 무사히 마치고 졸업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분원장님 및 교수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코로나 감염병으로 인해 더욱 엄중한 시기에 치러지는 졸업식이기에 더더욱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열심히 가르쳐 주셨는데 부족한 저희들이 제대로 가르침을 따르지 못했습니다. 그 가르침에 제대로 보답도 하지 못하고 졸업을 하게 되었는데 이 자리를 빌어 머리 숙여 진심으로 교수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삼년전 입학식은 3년 과정을 마친 졸업생과 같이 진행되었고 입학생을 축하해주시는 교수님들께서는 요즘 외면받고 있는 한문 공부를 좋은 의미에서 덕담을 하시면서 끈기와 노력으로 성실하게 이 과정을 마쳐주기를 염원해주셔서 오늘 이렇게 졸업의 자리에 서게 되었습니다.
각자의 입장이 다르긴 하겠지만 젊은이의 입장에서는 한문 공부가 좋아서 사서삼경 배우기를 희망했고, 만학도의 입장에서는 한문이 좋아서 옛 성현들의 가르침을 받고 싶어서 고전번역교육원 삭비문을 노크했습니다.
보통 학기는 삼월 시작인데 우리 교육원은 이월 말부터 수업이 시작되었습니다. 수업을 통해서 정말 주옥같은 경전의 가르침은 저희들을 흥분하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배움을 특별히 강조하신 공자님은 저희들을 배움의 중요성을 수시로 일깨워 주셨고, 인의를 설파한 맹자의 치열한 논리 전개는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며 저희들의 향학열을 불태웠습니다.
우리 학년은 시작할 때는 이십여명이 넘어 활기가 넘쳤습니다. 그 때 전체 원의 분위기도 좋아 수업이 끝나 돌아갈 때 시내버스 승강장에서 2학년도 3학년도 몇 명씩 마주쳐서 인사를 하기도 하였습니다. 만나면 학업 얘기도 하기도 하고 선배들의 조언도 듣기도 하였습니다. 5월에는 고전번역교육원 행사도 있어서 기꺼이 참여하여 서로 선후배의 정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마지막 행사였습니다. 서로 의견을 나누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우리들의 학업 생활도 활기가 넘쳤었을텐데 오로지 수업만 하다 보니 조금은 힘든 측면도 없지 않았습니다.
2학년을 맞이하면서 급우들이 떠나기도 하고 몇 명이 휴학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2월 중국 우한에서 시작한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휩쓸고 완전히 우리의 일상 생활을 바꾸어 버려 대면 학습이 어려워지면서 우리의 학습 환경도 변화가 왔습니다. 네 과목 중 한 과목만 대면으로 학습하고 나머지 세 과목은 온라인으로 학습을 했고, 한 과목이라도 우리 교육원에 나와서 공부를 했을 때는 그것으로도 행복했습니다. 2학년 2학기가 되어서는 시경과 한시선독 과목이 대면으로 학습을 하게 되었고 두 과목은 온라인으로 했습니다. 2학년 2학기 기말고사 마지막 날은 시경 시험이었는데 이O강 교수님께서 이제 일년만 버티면 졸업을 하니 희망을 가지고 하라는 말씀은 가볍게 들리지 않고 큰 힘이 되었습니다.
3학년 때는 모든 과목이 대면으로 수업이 이루어졌고 발표가 많아졌습니다. 기초 지식이 없는 저에게는 솔직히 그게 큰 부담이 되었으나 지금 생각해 보니 그래도 한문독해능력을 신장시킬 수 있었고, 공부를 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다행한 것은 일주일에 네 번을 나갔으나 월요일과 화요일 수업을 하고 수요일 하루 쉬었는데 그게 크게 숨통을 티우기도 했습니다.
부족한 저희들이 교수님의 가르침을 제대로 받들지 못한 것이 무척 아쉽습니다. 삼년전 학문에 뜻을 품고 이 자리에 선 우리들에게 교수님들이 배려와 사랑으로 가르쳐 주셨는데 어느덧 3개 성상이 지나 졸업을 하게 됩니다. 봄이면 우리 고전번역교육원에 목련꽃이 피는 것도 보았고, 여름방학을 거쳐 가을이 되면 경기전의 아름다운 가을 풍경을 만끽하기도 하고 겨울이 와선 방학에 들어가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공부하는 삼년 시절은 행복했습니다. 이른 저녁을 먹고 가방을 메고 시내버스를 타고 삼년 螢雪之功을 부지런히 쌓았지요.
멀리 경남 하동에서 왕복 이백킬로 넘는 먼 길을 빠지지 않고 다닌 아무도 흉내내기 힘든 분도 있고, 대학생활을 하면서 대학 공부와 병행하면서 시간을 쪼개 공부하기도 하고, 늦은 나이에 도서관을 쫓아 다니며 공부하기도 하고 젊어서도 해보지 못한 공부를 원없이 해본 행복도 누렸습니다.
우리 고전번역교육원 전주분원은 전주의 크나큰 자랑입니다. 한옥마을에 전주분원이 있다는 것은 한문을 하는 사람들로서는 배움의 큰 전당입니다. 이곳에 인재들이 많이 몰려 밤에 환히 불을 밝히는 배움의 전당이길 소망합니다.
지금도 개인적으로 후회스러운 점은 너무 공부할 량이 많다 보니 쉽게 공부해보려 했던 것입니다. 입학식을 마치고 근처에 있는 음식점에서 회식을 했습니다. 회식 자리에서는 우연히 2년, 3년 선배들이 주위에 앉아 있었습니다. 그때 선배님들이 이런 저런 얘기를 하셨는데 쉽게 공부하지 말라고 하기도 하고, 번역본은 아예 쳐다 보지 말라고 한 뜻을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그걸 못 지키고 쉽게 공부했던 것이 아쉽고 제대로 목표 달성도 못하고 갈팡질팡 헤매기만 한 학창 생활이 후회스럽기만 합니다. 그래도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코로나 시기에 옛 성현의 말씀과 씨름 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 인생의 황금기였습니다. 당구삼년폐풍월이라 했는데 풍월은 못읊을지라도 깨갱 소리는 낼 거 같아요.
어느 老哲學者는 “일 없으면 녹슨 人生이고 價値 實現을 위해 공부하고 讀書하라.” 했는데 한문을 볼 수 있는 기초 능력을 닦았다고 생각하니 감개가 무량합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夫有始則必有終하고 旣終則必有時는 天之道也라 주역에도 나오는 문장이더군요. 또 다른 시작을 위해 출발선에 서렵니다.
다시 한번 교수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고전번역교육원 전주분원의 무궁한 발전을 빕니다.
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022. 2. 18
졸업생 홍O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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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촐한 졸업식이 2022년 2월 18일 11시에 있었으나 개인적인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하여 아쉬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