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나의 일상

건지산 부엉이

등경 2022. 1. 25. 10:13














건지산 부엉이

오늘도  오송지를 지나간다. 다정하고 낯익은  부엉이 목소리가 들려 오기 시작한다.  작게 들리더니  오송지를  지나 과수원 언덕길을 오르니 즘더 크게 들린다.

오늘도  부엉이가  과수원에  세워져  있는   철봉대에 올라  앉자  부엉 부엉한다. 그런데  오늘은  두 마리다. 과수원을 바라 보니  두 마리가  있다.

그냥 지나치려다  멈춰서서  부엉이 소리가 다정한 듯 해서  듣다.  아니  이럴게 아니라 더  가까이 접근하고  싶었다. 아주 살금 살금  다가가다. 그런데  한 마리는  어느새 나를 눈치채고  휙 날아간다.

한 마리는  그대로다. 동쪽 하늘을  바라보고 거의 미동이  없다. 아주  살금 살금 다가가니  아주 부엉이  있는 곳까지  다가가다.

부엉이는  한참을  꼭대기에 앉아  소리는 내지 않지만  가만히  동터 오는  쪽을  향한대로다.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하고선  마른 풀 위에 앉아 기다리다. 이젠 부엉이가 나는 모습을  찍고 싶고 한참을  기다리다. 날아 가려는 기색이 없다.

건지산을  다니다 보니  부엉이가 언제  오는지  안다. 겨울이 되면 부엉이 소리가 들린다. 과수원에서  조금 지쳬하다가  날이 새기 전에  어디론지  날아간다.

얼마 후면  그 부엉이도  어디론지  날아가리라.  이젠 나도  부어미가  어디 있다  어디로 가는지 안다. 가까이는 알지만 과수원을 벗어 나면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

어릴적엔  부엉이 소리를  듵을 땐 깊은 겨울에  듣는다. 한밤중에  부엉하면  무섭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 부엉이 소리를 기억하면서 올 겨울  부엉이 우는 건지산을 행복하게 오른다.

백과사전에  부엉이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올빼밋과에 속한 새를 통틀어 이르는 말. 회색 바탕에 갈색과 황색의 가로무늬가 있다. 눈이 크고 다리는 굵고 짧다. 깃털이 부드러워 날개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는다. 밤에 나와 돌아다니며 성질이 사나워 가축을 해친다. 전체의 분포는 대단히 넓어 북극, 남극, 그린란드를 제외하고 전 세계에 23속 130여 종이 알려져 있다. 야행성이거나 박모성(薄暮性) 종이 많지만 쇠부엉이같이 낮에 활동하는 종도 있다. 이 밖에 측부엉이, 수리부엉이, 솔부엉이 등이 있다."

부엉이가 나는  모습을 찍으려다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약 이십여분  기다렸는데  순간 방심하다가  한참을  철봉에  앉았다가 홀연히 유유히  다른 보금자리를  향해 날라가버린다.

언제까지  저 부엉이 소리를 듣지. 나예게  반문해  본다.

2022.1.24
-------------------------

이틀후 과수원 오르막길에서 부엉이와 만나다. 전봇대 위에 앉아 여유를 부리며 느긋하게 앉아 가끔씩 부엉부엉 한다. 나는 순간 아주 좋은 기회라 여기고 폰을 꺼내 동영상을 찍으려 하니 바테리가 바닥이다.
전엔 부엉이 뒷 모습만 찍었는데 오늘은 앞 모습을 찍을 수 있는데도 찍을 수가 없었다. 부엉이가 당당하게 내 모습을 찍으라 하는데도 찍을 수 없었다. 폰이 잘 작동되면 부엉이가 하늘 한가운데 떠 있는 초승달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는 부엉이를 찍을 수 있을텐데 그만 바라만 보고 내가 먼저 자리를 뜨다.

2022.1.26

'나의 이야기 > 나의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읽히는 글을 쓰는 노하우  (0) 2022.04.06
66자루의 볼펜  (0) 2022.03.19
달이 사랑스럽다  (0) 2022.01.19
주식 투자 단상  (0) 2022.01.11
마지막 물고기 한 마리  (0) 2021.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