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나의 일상

당신 먼저 You First

등경 2021. 9. 24. 22:56
당신 먼저 You First

금요일 수업은 춘추좌전이다. 밤 9시에 수업이 끝나면 집에 열시 가까이 되서 귀가한다. 저녁을 먹고 가기에 되도록이면 밤 늦게 먹지 않는다.

그런데 아내가 오늘 밤을 누가 준다고 내놓는다. 나는 생각 없이 밤을 깎아 먼저 한톨을 먹다. 그리고 하나 더 깎아 먹다.

그후 문제가 생기다. 아무리 내 입이 먼저라고 '밤 깎아 먹어 보란 한 마디 없이 혼자만 먹느냐'는 핀잔을 아내로부터 받다.

그 순간 뒤통수를 망치로 얻어맞는 기분이었다. 작은 거 하나에서 상대방을 위하는 마음이 없다는 것이다. 정확한 표현이고 틀림이 없는 말이다.

전에도 이런 비슷한 일이 있었다. 그후 그러지 않으려고 맹세한 적이 있는데 그만 까많게 잊어버런 것이다.

그러고 아내를 위한 기도 제목이 바뀌다. 하나님 다음으로 아내의 말을 계율처럼 잘 지키겠노라고 다짐했다.

속죄하는 마음으로 밤 한톨을 깎아 건네다. 받을리 없다. 내가 가져다 먹으려다가 기다리다. 좀 지나서 아내는 먹긴 했다. 그 때를 참지 못하고 내가 그것까지 먹었다면 또 문제가 생길 법 했다.


아내는 정말 헌신적이다. 항상 먼저 나를 위하고 자식을 위하고 손자들을 위한다. 그런 아내에게 마음의 상처를 안긴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오늘 깜빡 했다 하더라도 그건 태도의 문제다. 아내에게 먼저라는 평소의 마음의 자세를 가졌다면 이런 불상사도 없었다.

아내 먼저다. 유 퍼스트~~~

2021.9.24

'나의 이야기 > 나의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지막 물고기 한 마리  (0) 2021.11.24
소소한 행복  (0) 2021.10.06
1,350 계단  (0) 2021.09.01
속단은 금물  (0) 2021.08.31
自强不息하고 自勉하라  (0) 2021.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