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나의 일상

손 안의 새

등경 2020. 7. 17. 08:26

손 안의 새

새는 잡기가 힘들다. 하늘을 마음대로 날기에 사람이 접근하기 힘들다. 아침 건지산을 다니면서 새와 꽃 사진을 찍은 적이 있었다. 움직이지 않는 꽃과 식물은 폰에 담기 쉬워도 날아 다니는 새는 찍어볼려면 좀체 찍어 보라고 틈을 주지 않는다.

새 중에 특히 참새는 1초의 여유도 주지 않고 접근하는 기미가 보이면 즉시 날아가 버린다.

오늘 새벽예배시에 말씀이 다 선포되고 통성 기도가 시작할 즈음 나는 다시 방송실로 올라가서 예배당 전원을 꺼야 한다. 방송담당 징로라 설교 시작전과 후에 하는 일이 있다.

3층에서 4층으로 올라가는 데 참새 한 마리가 유리창에 붙어서 탈출하려고 안간힘을 쓴다. 빨리 전원을 내리고 방송실예서 나와서 유리창에 퍼득거리는 참새를 쉽게 잡을 수 있었다.

한번 새를 손 안에 넣어 보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해 본적이 있는데 오늘 이 참새가 나의 소망을 이루어 준 셈이다.

작은 새다. 손으로 살포시 쥐어 보니 온기가 있어 따뜻함을 느끼다. 사람에게 잡혔다는 불안감을 느꺼선지 심장의 박동도 좀 빠르다는 것도 감지되다.

예배당 안으로 들어가서 폰을 가지고 1층 현관으로 가다. 설교를 마치고 내려가는 강도사님을 만나 1층 현관에서 사진을 찍어 달라는 순간 내 손에서 새가 날라가버린다.

한번 날라가면 잡기 힘들다. 전에 근무하던 학교에서 점심시간 새 한 마리가 식당으로 들어 왔는데 그 한 마리 새를 내보내는 데 쩔쩔매는 장면이 떠오르다.

포기하지 않고 얼른 쫓아가 다시 새를 잡다. 한컷 찍고선 교회 밖으로 나가 잘 가라고 하면서 공중으로 날려 보내다.

힘차게 날개짓을 하고 하늘을 향해 나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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