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말 들어

지난 주 손자와 만나자마자
유모차에 작은 손자 앉히고 큰 손자 앞에
걸터 앉아 나선 산책길

이번 주도 가자 마자
손자들 데리고 나선 산책길
이번엔 나에게 유모차를 밀라 한다

앞에 앉은 큰 손자
자기가 가고 싶은 대로 조정을 한다
내가 다른 데로 바꾸어 보려 하면

아니야 이 쪽 저 쪽
위세가 대단하다
그늘 쪽으로 가려고 하면 태클을 건다

좋은 길보단 울퉁불퉁한 길 달려 소리를 지르고
조금 늦으면 빨리 달리라고 재촉이다
할머니에게 운전대를 넘기려니 안된단다

뙤약볕에 힘들었는지
쥬스 사달란다
머언길 달려 도칙한 마트

이곳은 내가 대장이라고 이곳 저곳 안내한다
집어든 쥬스 저는 자몽쥬스 동생에겐 사과쥬스
목마른지 계산하고서 바로 마신다

동생 마시라고 산 사과쥬스 지가 더 마시면서
집쪽으로 가려 했더니 대뜸 내 말 들어 한다
이어서 내말 들어 짜증나도 그만이란 말도 괜찮아도

내 말 들어 어디서 배운걸까
올해 입학한 유치원 에서 일까
아니면 전에 다닌 어린이집

아니면 엄마
내 말 들어 소리에 손자가 하자는 대로
시키는 대로 뒤에서 밀어주며 집을 찾아가다

2020. 6.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