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손자 사랑

작은 손자의 응석

등경 2020. 4. 2. 08:04

작은 손자의 응석

 

나를 보면 하비라고 부르던 작은 손자가

요즘은 가끔 애비라고 한다

 

하비에서 할아버지라고 해야 할 것 같은 데

애비라고 부르면 고개가 갸우뚱

 

지난 여름 지 또래가 걷는다고 했을 때

조바심이 났던 기억이

 

지금은 그 생각을 꾸짖기라도 한 듯

일어서서 걷고 잘 뛰어 다닌다 보란듯이

 

집에 들어서니 안아 달라고 반긴다

내려 놓으면 다시 안으라고 손을 벌리면서

 

무슨 음식이든 잘 먹던 손자가 할머니가 해다준 음식에서

다른 것은 빼고 호박 나물만 먹는다고

 

영어 동화 책을 가지고 와서 손짓한다 책 읽으라고

또 펜을 가지고 와서 뭔가 했더니 영어로 발음된다

 

말은 못해도 다 안다는 듯이

나를 가르쳐 준다

 

지난번 갈 때는 왜 가냐고 칭얼대더니

오늘은 쿨하다

 

안아 주고 책도 읽어주고 장난감 가지고 놀아 주니

고개 끄덕하고 잘 가라고 손짓한다

 

2020.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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