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의 껌
지난번 오랜만에 나를 보자
대뜸 한마디 껌 먹고싶어
신발도 벗지 않고 바로 돌아서서
차에 있는 껌 통을 들고
내밀어 주니 받아들고
씹으면서 맛있다 한다
엊그제 영상 통화에서
할아버지 찾고선
첫 마디가
할아버지 껌 먹고 싶어
그래 알았어
두 밤 자고 갈게 그 때 껌 줄게
껌도 씹지 않고 만나서 잊을 줄 알았는 데
잊지 않고 할아버지 부르며 껌 달란다
그래 놀이터 놀러 가면서 줄게
미끄럼틀 몇십분 놀다 잊어 버린 할아버지의 껌
2020. 3.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