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손자 사랑

할머니의 김밥

등경 2020. 4. 1. 18:41

 

 

 

 

 

할머니의 김밥

 

지난 주 손자와 헤어지면서

사랑하는 손자 무얼 먹고 싶어

김밥 유부초밥

김밥 먹고 싶어 단무지랑

 

소풍 가는 날도 아닌데

손자 만나러 가는 날

손자가 먹고 싶다는 김밥

말기 어려운 데 김밥 준비에

할머니의 마음은 부산하다

 

계란 부치고 오이 길게 썰고

손자 좋아하는 단무지 길게

소고기 볶아서

자리 깔아 모아놓고

김밥을 만다

 

고슬고슬한 밥에

참기름 바르고 깨 넣으니 구수운 냄새

김 도마 위에 올리고

참기름으로 버무린 밥

 

계란 부침 한줄 소고기 한줄

단무지 오이에 더 넣을 거 없나 두리번

밥풀 발라 꼬옥 꼬옥 힘주어

기름 바르고

할머니의 사랑 담아

만든 작은 꼬마김밥 일곱 줄

 

좋아한다고는 했지만

안 먹는다고 변덕 부리면

곤란할까 봐 다시

고기쫑쫑 오이 쫑쫑 단무지 쫑쫑 버섯 쫑쫑

무얼 하냐고 물으니 볶음밥 만든단다

 

손길이 바빠진다

하얀 은박지에 고이 싸서

먼길 달려 식탁에 펼쳐 놓는다

큰 손자 식탁 위에 올라 앉고

익은 깍두기 물에 씻어 곁들여 먹으며

맛있다 노래하니

김밥 축제

행복 만땅

 

 

2020.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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