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나의 일상

왜가리 날다

등경 2020. 3. 26. 08:39

 

 

 

 

 

 

 

 

 

 

 

 

 

 

 

 

 

 

 

왜가리 날다

 

비가 조금 비친다. 다시 올라가서 우산을 들고 나서다. 오송초에서 간단히 몸을 풀고 오송지에 도착하다. 전에는 연못 위에 나무 산책길을 멀리 하고 외곽 길로 산책을 했는 데 요즘 새들을 더 가까이 보기가 좋아 나무 산책로를 거쳐 가다.

 

오늘도 올 들어 서너번 간 나무 산책로를 들어서는데 오송지 수초 위에 왜가리가 유유 자적하며 앉아 있다. 비는 몇 방울 떨어진다. 비가 내리면 가던 길을 빨리 재촉하는 법이지만 마음을 여유 있게 갖고 왜가리를 응시하다.

 

삼분 지나고 오분이 넘어가다. 십분도 더 지나다. 왜가리는 꼼짝을 않는다. 마음 같으면 작은 돌멩이라도 던져 날게 하고 싶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십오분 됐을까 새가 난다. 연못 한가운데로 반대편으로 나는 게 아니라 쭈욱 날개를 펴고 날더니 나무 산책로 위에 사뿐 앉는다. 바로 날라 가버렸기에 그럴 마음에 준비를 하고 새에 접근하다.

 

그런데 왠일일까. 좀 더 가까이 가도 그대로 있다. 왜가리가 담대해진걸까 아니면 나보고 나 좀 잘 찍어달라는 걸까 몇 컷 잘 찍어보다.

 

다시 큰 날개를 활짝 펴고 우유히 나른다. 나도 총총걸음으로 가던 길을 가다. 반대편 쪽으로 가니 그 곳에 와 앉아있다. 인기척을 느껬던지 날라버리다. 어디로 가나 멀리 바라보니 나무산책로에 사뿐 내려 앉는 거 같다.

 

나도 여유 있는 시간을 갖다. 내가 다니는 교육원도 담주 월요일 영상강의를 시작으로 개강을 한다. 올 겨울은 다른 때와 달리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내다. 코로나로 갇힌 공간에 오느덧 봄이 왔고 그 봄도 곧 떠날 준비를 한다. 곱게 핀 목련이 잎을 떨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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