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나의 일상

어치

등경 2020. 3. 22. 07:58

 

어치? 곤줄박이?

 

오송지 정자가 있는 곳은 삼거리다. 소리의 전당으로 갈 수도 있고 과수원 쪽으로 올라갈 수 있다. 삼거리에서 오송지 둘레길 산책로로 들어서는 데 나무 목책 위에 큰 새 한마리가 떡 버티고 있더니 아래 쪽으로 내려 앉는다.

 

이 새가 이름이 무얼까. 산을 내려 오면서 내 머리에서 이 생각이 떠나지 않다. 집에 와서 폰을 열어 새도감에서 확인하다. 어치이다. 모습이나 생김새가 백퍼 일치하지 않지만 어치이일 가능성이 98%다.

 

어치 라는 이름은 들었지만 어떤 새일까 요즘 새에 대해 관심이 많은 나로서는 당연한 의문 중 하나다.

 

어치를 만나는 이 아침은 대단한 것을 발견한 즐거운 아침이다. 이게 무슨 대단한 발견이라 할지 모르지만 나로서는 대단한 발견이라 크게 의미를 부여 하고 싶다.

 

요즘 산을 다니면서 사서삼경 중 하나인 대학 공부를 하고 있다. 오늘도 대학 5장 격물치지장을 외우면서 산에 오르다.

 

대학 5장에 보면 앎을 이룸이 사물의 이치를 궁구함에 있다. 천하의 사물에 이치가 없는 것이 없지만 오직 이치가 궁구되지 못한 것이 있기 때문에 그 앎이 다하지 못한다. 배우는 자는 천하의 여러가지 사물에 나아가 그가 이미 아는 이치를 따라서 더욱 더 궁구해서 그 끝까지 이르도록 해야 한다. 사물을 깊이 보려 하는 것은 이 것도 일종의 격물치지라는 생각이 든다.

 

요 근래에 새에 대해 관심이 많다. 그 이유는 손자가 좋아할 거 같아 찍기 시작해서 제법 많은 새들을 찍다. 먼저 청솔모를 찍었고 그후 딱다구리 왜가리 박새 직박구리 쇠물닭 등 노는 모습을 찍다. 손자가 스승이다.

 

오늘도 집을 나서는 데 아파트내에서 새 소리가 들린다. 들어 보니 후이치이 하는 거 같아 이 새는 박새구나 하고 지나가다. 어제는 산에서 다 내려 오던 중 꿩 소리가 들린다. 둘러 보니 꿩 은 보이지 않는다. 한참 후 꿩을 발견하다. 바로 다른 데로 가버려 나무 숲 사이를 헤집고 다니기도했다.

 

어치는 나뭇가지에서 가지로 옮겨 갈 때나 땅 위에서 걸을 때는 양쪽 다리를 함께 모아 통통 뛰며 걷는다. 먹이가 없는 겨울을 대비해서 간혹 먹이(도토리 등)를 저장해 놓기도 한다. 숲속에서 번식하는 작은 새들의 새끼를 사냥하는 모습이 관찰된다. 어치는 자신들의 영역을 지키기 위해 다양한 소리로 괴성을 지르기도 한다. 간혹 맹금류의 소리를 흉내 내어 자신의 서식지로 천적이 들어오는 것을 경계하기도 한다.

 

몸은 회갈색이며 파란색 광택의 독특한 날개덮깃에 검은 줄무늬가 있다.부리는 강하며, 특히 아랫부리는 높고, 윗부리와 아랫부리 끝은 약간 곡선 형태로, 전체 형태를 옆에서 보면 다소 포물선 모양이다.

 

처음에는 이 새가 곤줄박이로 잘못 알았다가 어치임을 알고 다시 찾아보다. 오늘 아침 내 입에서 계속 이 새 이름을 되뇌여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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