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나의 일상

반가운 청솔모

등경 2020. 2. 24. 08:10

 

 

 

 

 

 

 

 

 

 

 

 

반가운 청솔모

 

이월 넷째주 시작이다. 코로나가 온 나라를 뒤짚고 있다. 사람들의 일상을 바꾸고 있다. 그래도 늘 일상적으로 하는 일들은 해야 한다. 나의하루의 일상은 새벽예배로부터 시작한다. 알람이 울려 서둘러 챙겨서 교회로 가다. 특히 요즘 어려운 시기는 기도가 더 필요하다.

 

아침 운동도 내 삶의 일부로 해오던 터라 다시 운동복 차림으로 오송초로 가다. 건지산 걷기로 겨울을 나다. 모처럼 반가운 후배를 만나다. 맨발 걷기를 즐기고 현직 중학교 교장으로 있어서 같은 공통 관심사가 많아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 테니스를 치는데 인근 학교 테니스코트도 폐쇄 조치가 이루어져 테니스도 못한다고 학교 운동장으로 나오다.

 

코로나로 학교도 큰 변화가 있다. 졸업식도 약식 아니면 취소했고 개학도 일주일 연기한다고 교육부 장관이 어제 발표하다. 그래서 오늘 전 교직원 출근하여 협의회를 갖는다고 한다.

 

오송초를 벗어나 오송지쪽으로 향하다. 올 겨울 건지산을 걸으며 중용을 외우다. 외우기 보다는 한번 훑고 지나가는 식이다. 어느덧 마지막장 33장이다. 진즉 끝났어야 하는데 쉽지 않았다. 그래도 꾸준히 중용구절을 외워보려 노력했다.

 

오송지를 거의 돌아 언덕길로 오르다. 막 오르기 전 한무리의 참새떼가 이리 저리 말라 비틀어진 억새 숲 사이를 누비고 다닌다. 능한 사진가라면 멋진 사진을 찍을 것이고 시인이라면 멋진 시를 썼을 것이다.

 

서편 정상을 지나 운동기구장을 거쳐 솔빛중으로 가는 내리막길을 내려 오는데서 발걸음을 멈추다.

 

귀여운 청솔모 한 마리가 아침 먹이를 구하러 나왔는지 부지런히 왔다갔다 한다. 사진 찍으러 하면 휴대폰을 대기도 전에 도망을 하는데 힐끔힐끔 바라보면서 내 눈 앞에서 나를 희롱하는듯 하다. 눈코입을 보기 힘든 동물이지만 오늘은 좀 더 자세히 구경할 수 있었다. 나를 위해 멋진 포즈를 취해주다. 그러다가 나를 피해 멀리 도망은 했지만 나무 위에 올라서 나를 빤히 바라보는듯 하다.

 

한침을 마물러 청솔모 노는 걸 구경하다 집으로 돌아오는 것도 좀 늦어지다. 청솔모 만나서 반갑다. 친구야 반가워~~~

 

2020. 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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