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나의 일상

비오는 오송지와 건지산

등경 2019. 9. 4. 08:21

 

 

 

 

 

 

 

 

 

 

 

 

 

 

 

 

비오는 오송지와 건지산

 

요즘 나는 건지산을 사랑하고 좋아한다. 전에는 운동을 위해 덕진체련공 원을 애용했는데 공원을 멀리하고 건지산을 걷는다. 어느 누가 '하나님이 우리 건강을 건지산에 숨겨 놓았다.'고 하길래 그말을 듣자마자 고개를 끄덕였다.

 

건지산을 아침마다 듵르다 보니 비가 오는 날인데도 건지산을 주저하지 않는다. 잠시 머뭇거리다 나갈 채비를 하고 우산 하나 들고 나서다.

 

먼저 들른 곳은 오송초다. 멀리서 보니 항상 뵙는 분이 맨발로 운동장을 걷고 있다. 비가 와도 걷는 분이 있다. 비가 오면 불편하고 번거로울 거 같았는데 오히려 그 불편함과 번거로움을 감수할만 하다. 맨발로 걷기엔 비오는 날이 차라리 좋다.

 

비오는 날은 막연하게 좋치 않을 거라고 여겼는데 나가 보면 그게 아니다. 사람들이 적게 다녀 좋다.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기도 한다. 자연과 나에 더 침잠할 수 있다.

 

오송지를 지나다 보니 오송지에 비내리는 모습이 차분해서 좋다. 전에는 건지산의 모습을 스마트폰으로 담아 보기도 하다. 그동안 뜸하다. 오늘은 오랜만에 찍고 싶은 충동을 많이 느껐으나 그냥 지나치다.

 

서편 정상을 거쳐 장덕사 뒤를 지나니 평소엔 등성이에 설치된 운동기구를 애용하는 사람들이 많으나 오늘은 거의 없다.

 

전엔 다양하게 건지산을 마음 내키는 대로 다녔으나 이젠 아예 내가 다니는 길은 정형화되어 다니는 길로만 다닌다.

 

호젓하게 걷다 보니 비소리가 나의 친구가 되어 더 정겨울 정도다. 어제 들은 논어강의 녹음한 것을 들으며 아침 건지산을 마음껏 호흡한다.

 

다 내려와서 무척 아쉬움을 느끼다. 비내리는 오송지 모습이 그립다. 왠만하면 방향을 틀지 않는다. 나도 모르게 내 마음과 발길이 오송지로 향한다. 전에는 오송지 전체를 한바퀴 빙 돈 적이 없다. 오늘은 한바퀴를 돌며 색다른 오송지의 모습을 담는다.

 

사진 찍는 전문가가 아니어서 좋다. 그냥 생각나는 대로 셔터를 누른다. 작년에 연못 공사를 하는 것으로 알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른다. 오송지에 가득찬 연들을 드러내다. 그런 연못이 1년만에 다시 연이 전체를 덮다. 오송지는 연방죽이다.

 

오늘 시간이 너무 흐른 것 같아 조바심을 내어 종종걸음으로 집으로 향하다. 그러고 보니 약 반시간 더 걷고 사천보 더 걸었다.

 

내려올 때 신발을 터는 에어건을 사용한 적 없다. 오송지를 빙 둘러 걸어 보고 나오면서 에어건도 사용해보는 특별한 날이다.

 

비내리는 오송지가 더 좋고 물기 많이 머금은 건지산이 더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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