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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설교] 자고 깨는 것에 대한 감사

등경 2018. 11. 12. 06:42


[오늘의 설교] 자고 깨는 것에 대한 감사
시편 3편 5절
입력 : 2018-11-12 00:02 
 
[오늘의 설교] 자고 깨는 것에 대한 감사 기사의 사진
[오늘의 설교] 자고 깨는 것에 대한 감사 기사의 사진



  우리가 잠자리에 누워 자고 깨는 것은 아주 평범한 일상입니다. 누구나 하는 일이기에 특별한 일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본문에서는 자고 깨는 일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자고 깨는 순간 그 자체로 시인에게는 감격스러운 순간이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자고 깨는 일이 인간의 힘이나 의지에 의한 것이 아니고 하나님께서 은혜로 붙들어 주시기에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자고 깨는 일이 하나님의 은혜라는 사실을 느끼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불치병으로 하루하루를 마지막처럼 보내는 사람은 하룻밤을 무사히 보내고 새로운 날을 맞이하는 일이 매우 감격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죽음의 문턱에서 생과 사의 기로를 넘나드는 사람에게 자고 깨는 일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일입니다. 하루가 그야말로 하나님의 도우심이 아니면 불가능하다는 것을 실감하며 살아갑니다. 중환자실에서 함께 투병하던 동료가 하룻밤 사이에 싸늘한 시신이 되는 것을 본 사람에게는 자고 깨는 일이 매우 감사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시편 3편은 다윗이 그의 아들 압살롬을 피할 때 지은 시입니다. 당시 상황은 사무엘하 15장을 보면 자세히 알 수 있습니다. 압살롬이 아버지 다윗에게 반란을 일으켰습니다. 그 반란이 얼마나 큰 위협이 됐는지는 시편 3편에도 잘 나타나 있습니다. 마치 세상 모든 사람이 압살롬의 편이 된 것처럼 보였습니다. 다윗은 자신을 죽이려는 압살롬을 피해 도망치는 사면초가의 위기 속에 있었습니다.

다윗은 신발도 제대로 못 신고 황급히 감람산으로 도망쳤습니다. 다윗은 부끄러워서 머리를 가리고 울며 도망쳤습니다. 밤이 깊어 더는 길을 갈 수 없어 천막을 치고 쉬어가려 할 때였습니다. 온 세상은 반란군으로 뒤덮여 요단강을 건너서 도망쳐야 하는 매우 긴박한 상황이었습니다.

다윗은 이렇게 큰 위기와 어려움을 무사히 넘기고 새로운 날을 맞이했습니다. 그러니 다윗 입장에서 자고 깨는 일이 얼마나 감격스러웠겠습니까. 본문에는 “내가 누워 자고 깨었으니 여호와께서 나를 붙드심이로다”라는 감사의 고백이 나옵니다. 하나님께서 다윗을 반란군으로부터 지키시고 붙들어 주셨기 때문에 자고 깰 수 있었다는 고백입니다.

새찬송가 390장 ‘예수가 거느리시니’는 “주야에 자고 깨는 것 예수가 거느리시네”라는 가사가 있습니다. 인간은 강해 보이지만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매우 연약한 존재입니다. 저는 날마다 어르신들과 생활하면서 “오늘도 이 세상에서 호흡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새날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합니다”라며 하루를 시작하는 기도를 드립니다.

이 기도는 함께 지내던 어르신이 돌아가셨을 때 더욱 마음에 와 닿았던 기도입니다. 어제는 똑같은 공간에 있었지만 오늘은 어제 뵀던 그분이 없을 때가 있습니다. 생과 사의 길이 다름을 생각하며 어르신 자신도 머지않아 언젠가는 하나님 곁으로 간다는 사실을 생각하게 됩니다.

여러분은 밤에 주무시면서 ‘내가 내일 아침에 잠에서 깨어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해 보신 적이 있습니까. 인간은 그 누구도 내일 일을 기약할 수 없습니다. 하룻밤 사이에 무슨 일이 생길지 아무도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아침에 눈을 뜨면서 오늘 하루의 시작이 지겨운 하루의 시작이 될 수도 있습니다. 반면 누군가에게는 오늘 하루의 시작이 기쁨과 감사의 시작이 될 수도 있습니다.

본문의 시인처럼 하나님께서 나를 붙들어 주셨기 때문에 내가 누워 자고 깨어날 수 있었음을 생각하며 감사의 삶을 삽시다. 어제 죽은 사람은 오늘이라는 귀한 시간을 살아갈 수 없습니다. 오늘 하루도 이 세상에서 호흡하며 살아있다는 사실에 감사하시기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나를 잠자리에서 깨워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하는 삶을 삽시다. 하루의 시작을 감사로 시작하는 복된 날이 되시길 축복합니다.

공일숙 사관(전북 익산 구세군월성교회)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031182&code=23111515&sid1=f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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