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단상/익산어양중

역지사지

등경 2013. 6. 24. 15:57

안녕하세요!
주말입니다. 오늘 아침부터 해야 할 일이 산처럼 쌓여 있다 하더라도 주말이 있다는 희망으로 하루를 즐겁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1. 제가 어양에 온지도 두 달이 되어 가네요. 여기에 오면서 학생과 교사, 학부모가 함께 하는 행복한 공동체를 만들겠노라는 포부를 가지고 어양 생활을 시작했는데 본의 아니게 선생님들께 부담을 주고 불편을 드려 미안함을 느낍니다. 교육은 저 혼자 하는 게 아니고 우리 선생님들이 하는 일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2. 역지사지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선생님들이 힘들어 하는 부분을 먼저 더 헤아려야 하는데 그러하지 못했나 보네요. 요즘 학생들이 변해도 너무 변했다는 사실을 깜빡 했나 봐요. 담임 선생님들이 가장 학생들과 밀착되어 있고 담임 선생님들 말은 잘 듣는 줄 알고 담임중심 학교 생활이라는 표현도 좀 쓴 거 같은데 제가 담임에게 모든 책임을 떠 넘기고 나만 편하자는 얘기는 아닙니다. 제가 당당히 모든 것을 책임지려 합니다.
3. 소통과 협력이 요즘 얘기하는 화두입니다. 소통과 협력하지 않고는 모든 일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도 소통하려고 머리로는 노력을 합니다만 어떤 때는 그 중요한 일을 잊을 수도 있습니다. 소통하려고 노력하겠습니다.
4. 혼합학년 편성 1학기 1차 고사 실시 문제로 요즘 우리 교무실이 시끄러운 거 같습니다.
1) 제가 권위로 일방적인 결정을 하려 한 건 아닙니다. 공문에 혼합학년 편성하라는 내용도 있고 이미 고등학교는 오래전부터 시험 볼 때는 당연히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시험관리 공정성, 신뢰성 확보라는 목적을 중시하다 보니 절차적인 의견 수렴 문제를 소홀히 했나 봅니다. 학생 수가 많다 보니 정직한 우리 어양 학생이라 하더라도 부정행위가 있든 없든 어떤 거 보다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혼합학년 편성하여 실시하려 합니다. 선생님들께 양해를 구하고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2) 제가 선생님들의 의견을 물어보려 하지 않을려고 한 게 아니라 솔직히 직원회의 한번 하는 것도 무척 힘들어서 어려움이 따랐습니다.
5. 많은 얘기를 하다보면 구차해집니다. 변명 같고 합리화 같기도 해서 입니다. 제가 그동안 하고자 한 것은 교육의 본질에 충실하자는 뜻이니까 혹 선생님들의 뜻에 거스른다고 비판만 하지 마시고 넓은 뜻으로 통크게 수용 부탁합니다.
6. 제가 있는 교장실에 찾아 오셔서 언제든지 하고 싶은 말 있으면 해주시기 바랍니다. 사람이 대화가 없다 보면 오해 아닌 오해를 하게 됩니다. 선생님이 계시는 교무실을 들르고 싶어도 선생님들 매일 5시간씩 수업이 있다 보니 쉬시는 데 불편을 드릴까 봐 교무실도 들르지 못했는데 가끔씩 들러서 차 한잔 주문하겠습니다.
즐거운 교육공동체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012. 4. 20 홍순창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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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6. 24  오후 청소시간 무렵 책상에 종이들이 쌓여도 너무 쎃였다. 공문을 프린트 한 것이 너무 많다. 버리다가 우연히 작년 4월 1학기 1차고사를 그동안은 학생들이 이동하지 않고 감독교사만 두분이 들어갔는데 학년을 섞어 실시하자고 제안을 한 것이 몇몇 선생님들이 부담을 많이 느낀 모양이다. 교무부장으로부터 그 소식을 접하고 제가 잘못했노라고 자아비판한 내용을 선생님에게 양해를 구했다. 이 글을 보노라니 그냥 버리기엔 기억하고 싶은 내용이어서 블로그에 올려놓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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