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1.20) 오후 1시 반 부산을 가기 위해 간단히 꾸린 배낭을 메고 편한 복장으로 집을 나서다. 주일을 항상 온전히 지킨 나로서는 아주 이례적인 일이었다. 낮예배뿐만 아니라 저녁예배도 빠져서도 안된다. 새벽예배 때 주보를 보니 내가 대표기도로 되어 있는 것을 알았다. 그러기에 해결해야 할 일이 있었다. 주일 새벽기도를 하고 나오다가에 고장로님에게 먼저 부탁을 했는데 그렇지 않아도 대만 갈 일이 있어 잘 되었다고 하여 대표 기도일을 바꾸기로 하였다. 그 문제는 수월스럽게 해결하였다.
맘은 무겁지만 그래도 다행이다 생각하고 길을 나서다. 지난 1월 1일 부산을 가면서 88고속도로를 이용했다. 88고속도로 확장 공사가 완공되었다길래 가보고 싶었다. 아닌게 아니라 운전하기에 편하게 만들어졌고 이제사 고속도로 구실을 하였다. 이번에는 네비가 인도하는 대로 갈려고 했는데 남해고속도로로 안내하여 함양에서 진주를 거쳐 물금IC로 빠져 나왔다. 4년 전에 딸이 기숙사 입사를 하면서 처음 양산행을 했을 때도 이 길로 갔다. 4시 45분경쯤 비교적 쉽게 도착했다. 딸이 나와 있다. 7층 방(학년이 높을수록 층수가 올라감)을 서너차례 오고가면서 짐을 내려 차 트렁크와 뒷좌석에 겨우 옮겨 싣다. 책은 택배로 부친다고 했는데 짐이 많다. 관리실 직원과 작별 인사를 하고 5시 반경 부산대 기숙사를 나섰다.
딸을 위해 기도해주신 목사님과 사전 약속을 하여 저녁 식사 장소로 가다. 한참을 기다리니 목사님 내외분이 오시다. 딸이 병원내 교회를 다녔는데 공부하면서 힘이 들 때 많이 기도해주시고 보살펴주신 분이다. 떠나면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소찬의 자리를 마련했다. 첫자리이지만 즐거운 분위기로 이런 저런 얘기로 담소를 나누었다. 내가 생각해봐도 처음 뵙는 분인데 내가 수다를 많이 떤거같다, 8시 작별 인사를 하고 막 돌아서니 아내의 첫마디가 곱질 않다. 오늘 너무수다를 떨었다고 한다. 좀 머쓱하다. 오늘 숙소는 해운대 건오씨클라우드(Seacioud) 호텔이다.
네비를 찍었지만 호텔로 가는 길은 순탄하질 않았다. 초행이고 밤길이고 부산 길에 익숙하지 않는 나로서는 힘들었다. 그동안 부산을 오면 부산대 양산캠퍼스 기숙사에서 가까운 Guest House를 종종 편하게 이용했었다. 이번에도 당연히 그 곳이라 생각했는데 다른 곳이라고 한다. 이번에는 딸이 엄마 생각을 해서 해운대를 구경시카고자 해운대로 정한 것이다. 물어물어 찾아갔고 룸 배정을 받고 짐을 풀었다. 바로 해운대로 나갔고 멀리 보이는 The Westin Chosun Hotel의 야경이 멋져 보였고 밤 백사장을 걸었다. 겨울인데도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밤 해운대를 구경하며 즐기고 있었다.
돌아오는 길에 인물화를 그리는 길거리 화백의 그림이 인상적으로 보였다. 지나쳐 오다가 내가 관심을 보이니 딸이 다시 돌아가 알아보고 나의 인물화를 그려 달라고 하였다. 인물화보다는 캐리커처(caricature)가 좋을 성 싶어서 캐리커처로 해달라고 했다. 한 이십분 앉아 있노라니 멋진(?) 그림이 완성되었다. 그림을 보니 웃음이 절로 나온다. 해운대 전통시장믈 들렀다 호텔로 오니 11시가 가깝다. 오늘도 분주한 하루이다.
-----------
後記
이 글은 처음에 스마트폰으로 입력하다 보니 문장도 엉터리고 글자도 틀리고 해서 컴으로 집에 와서 수정을 하다. 그렇게 해도 마음에 들지 않는 건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