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방송대

2026년 2월 28일

등경 2026. 3. 3. 04:07

2026년 2월 28일
 
오늘이 3월 2일이다. 3월 1일은 삼일 운동을 기념하기 위해 국경일로 쉰다. 이번 3월 1일이 주일이라 오늘은 3월 2일이지만 대체공휴일로 쉬는 날이다. 직장을 다니는 사람은 오늘 같은 날은 연이어 쉬니까 기분이 좋을 듯 싶다. 내일은 각급 학교가 개학하는 날이다. 출근하는 사람이라면 대체공휴일을 제대로 만끽했을 것이다. 그래도 어제 주일로 교회에 갔었고 오늘은 차분하게 쉬었다. 더욱 비가 내려 어디 가지도 못하고 오전에 지난 주 집에 들리러 온 딸을 전주역에 아내와 같이 전송하고 집안에서 이일 저일을 하고 저녁을 먹고 설거지를 하고 차분히 컴 앞에 앉다.
 
오늘 하루를 보내면서 무엇인가 쓰고 싶어 그 욕구를 자제할 길이 없다. 평범한 날도 종종 글을 쓰는데 특별한 날은 뭔가 기록하여 쓰고 싶다. 그건 2월 28일에 방송대 전북지역대학에서 학위전수식이 있었다. 그걸 기억하고 적고 싶은 마음에 자판을 두드린다.
 
지난 달 마지막 날이 2월 28일이다. 그 날은 전북지역대학 방송대 졸업식이라 며칠 전부터 가기로 마음먹고 준비를 하다. 아내에게도 말을 건네 내 졸업식에 와서 축하해달라고 했더니 거절한다. 서운하기 보다는 이해가 되었다. 정년후 10년 가까이 되는데 내가 공부에 미쳐 대부분의 시간을 책을 보는데 쓰니 기분이 좋을리 없다. 나의 청을 거절한 것이지만 나도 크게 서운하지 않았다.
 
새벽에는 지난 23일부터 28일까지 새학기맞이새벽특별기도회가 있었다. 2월 28일은 마지막 날로 주일학교 학생들을 나오게 해서 말씀 듣고 담임목사님 축복안수기도도 받고 빵도 선물로 주었다. 특새 마지막을 잘 마무리하고 집에 오니 6시 50분쯤 되었다. 에지간 하면 바로 건지산 산행을 하는데 아무래도 새내를 일찍 나가야 하기에 산행을 생략하고 아침 식사를 하고 8시 45분경 집을 나서다.
 
주차장이 번잡하니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라는 안내 메시지도 있었다. 사람들이 많이 올지도 모른다 생각하고 지하주차장에 주차를 위해 일찍 집을 나서다. 주차를 하고 대학 건물에 들어서다. 내가 일찍 도착해서인지 1층 로비가 한산한 편이다. 우선 1층 사무실에 가서 학사모와 가운을 신청해서 받다.
 
받고 1층 로비로 나오니 사진업자가 나에게 접근하여 친절하게 가운을 입혀주고 사진 찍기를 권한다. 인생 살만큼 살다보니 남길 추억의 사진도 꼭 필요한 것이 아님을 알기에 처음에는 마음속으로 안찍는다 다짐을 했으나 남는 게 사진이라는 말이 슬그머니 내 마음을 휘젓는다. 결국은 기념 사진을 찍기로 하고 그 업자가 하자는 대로 포토존에서 몇 컷을 하다.
 
중문과 회장이 미리 나와 있어 꽃다발을 고르라 한다. 세상에 대가없이 미리 준비한 꽃다발을 고르라니 진심으로 고맙다. 고마운 마음에 거절하지 않고 마음에 드는 꽃다발을 고르다. 나중 미안한 마음에 후원금은 내기로 마음먹고 준비를 해오다. 생각보다는 한산하다. 어디 내 몸을 의탁하기 거북스러워 2층에 마련된 졸업식 강당으로 가다.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있다. 식은 열시라 좀 여유가 있었다.
 
앉아 있노라니 회장님에게서 전화가 오다. 1층 로비에 이번에 졸업생 몇 사람이 와있다고 내려오라 한다. 내려 가다. 나와 같이 4년을 동문수학한 사람은 1명이고 3학년에 편입한 사람과 중국인 두명이 있어 그분들과 이곳 저곳에서 얼른 사진을 찍고 식장으로 들어가다.
 
학위전수식은 10시에 시작되다. 학사보고에 이어 상장 수여와 학장 격려사 내빈 축사로 마무리하다. 상장 수여 때는 시니어부문에 주어지는 평생학습상 수여시에 대표가 나가 받긴 했어도 순서지에 실린 10명의 졸업생들의 이름을 불러주다. 그게 유일한 위안아다. 속으로는 위클리학보에 평점평균 4.0이상자 이름이 실려 은근히 학업우수상을 기대했으나 4.5 가까운 사람들이 받는 상이지 않나 하는 추측을 해보다. 마지막 식이 끝나고 단상에 올라 받지도 못할 단체 사진 찍는데 응하고 식장을 나서다.
 
다시 로비에 와서 단체 사진을 찍고 야외로 나가 학사모 던지기를 마치고 졸업식을 마치다. 다음 행선지는 미리 예약한 식당이다. 중식당이었는데 양장피, 탕수육, 칸쇼새우 등 음식을 나누어 먹고 짜장면을 시켜 먹다. 졸업이라 동문회에서 축하를 해주니 고맙다.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는다 상상해보라. 이렇게 꽃다발도 주고 점심도 대접해주고 오늘을 수지 맞는 날이었다. 그동안 힘든 날도 이야기 해보고 앞으로 진로에 대해서도 의견도 나누다. 이번에 졸업한 분들이 다시 문화교양학과에 일본어과에 다시 입학했다는 소식에는 나도 올해 영문과에 입학했으면 하는 아쉬움을 떨치기 어려웠다.
 
나중 중문과에서 전북지역 총학생회장을 몇년 전 역임한 재학생이 와서 자리가 더 화기애애해지기도 하다. 맛있게 점심을 들고 헤어지다. 졸업이라는 것은 나이 들어도 서운한 것이라는 것을 느껴보다. 받은 졸업장과 꽃다발을 들고 지하주차장에 파킹된 차에 오르다. 공식적인 방송대 방문은 이것이 마지막이다. 그동안 출석수업과 기말고사 응시를 위해 드나드는 곳이었다.
 
집에 오니 1시 반경이다. 딸이 와있다. 아내와 딸과 함께 시내 세이브존에 가다. 쇼핑을 가면 꼭 딸이 내 구두도 사주고 엄마 옷도 사준다. 이번에는 며칠 전 며느리로부터 받은 돈 중 일부를 가까이 다가오는 아내 생일 선물을 사주고 싶어 아내가 옷을 사도록 강추를 하다. 평소 내 물건을 잘 사주는 딸이 이번에는 신발을 사준다. 돌아오는 길에 롯데맥스도 들르다.
 
여섯 시 가까이 되어 집에 돌아오다. 돌이켜보니 많은 세월이 흐리다. 4년전 나는 졸업한 고등학교에 가사 졸업증서를 떼어다가 방송대 사무처에 접수하고 방송대에 입학을 하다. 어학은 편입학하지 말고 신입생으로 들어가서 배우라는 대학 친구 소개로 방송대에 입학하여 졸업을 하게 되었다.
 
지내놓고 보니 잘한 일이라 생각한다. 정년 하고 어영구영하는 사이 세월만 흘러 1년이 가고 십년이 가게 된다. 나중 건강이 나빠지면 아무 도전도 못하고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세월에 끌려 다니면서 나이만 먹게 되고 나중 인생을 마무리 하게 된다.
 
그런 인생 공부하는데 썼으니 후회는 없다. 단지 묵묵히 참아준 아내에게 미안할 따름이다. 그래서 올해는 도전하지 않고 쉬기로 했다. 다만 집 가까이에 있는 도립국악원 시조반에 등록하여 두달 째를 보내고 있다.
 
안타까운 것은 방송대 중문과 입학생이 줄어 출석수업이 이루어지지 않고 줌으로 수업을 한다고 한다. 방송대를 다녀 보니 정말 좋은 대학이다. 교재 훌륭하고 교수진 또한 훌륭하고 학습시스템 나무랄 데가 없다. 이렇게 좋은 대학인데 늦은 나이에 알게 되어 졸업을 하긴 했지만 기웃거려 볼 학과가 많이 있다.
 
나이 더 들기 전에 또 한 학과를 찾고 싶다. 마음 속으로는 이미 결정했다. 영문과를 다니고 싶다. 올해는 여유있게 지내보자. 그동안 못다한 것이 있으면 찾아 보자. 인생은 나중 혼자 놀아야 하는데 혼자 놀기에 좋은 것이 무엇인지 찾아보자.
 
2026년 2월 28일는 특별한 날이었다. 내가 방송대 입학하여 졸업한 날이다. 영원히 기억하고 싶다. 그래서 그날 하루 흘러간 일을 기억하고 적어 놓는다.
 
2026년 3월 2일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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