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단상/장수계북중

즐거운 공차기

등경 2013. 6. 3. 11:18

점심 식사를 하고 난 시간입니다. 5교시 시작 전이고요. 지금 운동장에선 우리 계북중학교 학생들이 공을 차면서 떠드는 소리가 들립니다. 격세지감이라 할까요. 제가 작년엔 한번도 밖에서 공을 차고 노는 모습을 본적이 없었고요 이건 사실입니다.

작년 7월 이 코너에서 제발 우리 학생들이 뛰노는 모습을 보았으면 한다고 했는데 오늘 그 모습을 보았습니다. 작년엔 전체 학생 21명 중 남학생이 5명밖에 되지 않아서 공차기를 할 수 없었습니다. 올핸 신입생 14명 중 8명이 남학생이다 보니 그게 가능한 것 같습니다. 2․3학년이 한 팀이 되어서 5명이고 1학년이 한 팀이 되어 8명이 조를 이루어 축구가 아니라 공차기를 하고 있어요.

하지만 운동장 사정은 좋지 않습니다. 올핸 눈이 많이 내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몇 십 센티 눈이 쌓여 있다가 요즘 며칠 좋은 날씨로 많이 녹았어요. 지금 운동장은 약 3분의 1이 마른 상태이고 나머지는 진흙탕 땅인데도 아이들은 힘차게 뛰어놀고 있습니다.

좀 전에 떠드는 소리를 듣고 운동장엘 나갔다가 이런 데서 공을 차는 것을 말려야 할지 고민이 되었지요. 저도 학생들이 신발 버리고 옷 버리는 것을 말리지 않으면 방조하는 것이 되어서 말릴려다가 이런 모습을 처음 보았기에 그냥 내버려 두기로 했지요. 아니 한술 더 떠서 노는 모습이 보기가 좋아서 사진을 한 장 찍어 두라 했어요. 제가 이러면 학부모님들에게 한 소리를 들을까요.

앞으로 학생들이 많이 들어와 자유스럽게 노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지속적으로 많은 학생이 들어와야 할텐데 지금 농촌 사정은 갈수록 학생수가 절대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하니 그게 마음에 걸립니다. 상전벽해된 오늘의 모습 다른 작은 농어촌 학교도 최소한의 학생들이 들어와 학생 수로 교육활동이 방해받는 어려운 소규모 학교가 없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20110. 3. 4 홍순창 드림


'교단단상 > 장수계북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숫자 1의 의미  (0) 2013.06.03
즐거운 체육수업  (0) 2013.06.03
입학식날 소감  (0) 2013.06.03
31회 졸업생 윤희선 학생의 합격 소식을 듣고  (0) 2013.06.03
계북중학교 화이팅!  (0) 2013.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