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여름방학도 한 주일을 남겨 놓은 시점입니다. 오늘은 학교 교장으로서 기분이 좋습니다. 왜냐고요. 오늘 또 한 학생이 전학을 왔어요. 엊그제(7.7) 한 학생이 전학을 왔습니다. 광주에서 부모님이 이 곳으로 오셨기에 그 학생도 전학을 왔습니다. 오늘(7.9)은 인근 학교에서 전학을 왔어요. 오늘은 기분이 더 좋습니다. 이 곳은 그동안 가까이 있는 초등학교 졸업생이 가까운 이 학교를 택하지 않고 더 많이 떨어진 곳으로 학교를 다니기 시작했어요. 그것도 몇 년전부터 작년에는 거의 대부분이 이 학교를 지원하지 않았습니다. 지역학교라는 의미를 상실한지 오래되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이 학교에 부임하자마자 한 학생이 장수군에 있는 학교로 전학을 가게 되었지요. 그래서 이 곳은 전학을 보내는 학교, 떠나는 학교로만 인식되고 있다가 갑자기 두 학생이 전학을 오고 보니 저도 혼란스럽기도 합니다. 이렇게 전학을 오니 제 기분이 너무 좋습니다. 이런 저런 생각으로 걸어보기도 하고 앉아서 웃어보기도 하고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이 곳에 오기 전까지 만 해도 우리 계북중학교가 이런 학교라는 걸 몰랐어요. 저의 교사 시절은 도시의 큰 고등학교에 주로 있었으니까 학생수 가지고 고민스런 생각을 해본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곳에 와보니 한 학급도 채 안되는 학생이 전교생이고 보니 정말 처음에는 그걸 받아들이기 어려웠습니다. 한 학생이 이렇게 귀하게 느껴진 적도 없고요. 그리고 신문 보도에 ‘폐교 위기 시골 학교에 도시 학생 몰려오게 해’ 라는 기사는 정말 부럽기만 했습니다.
우리 계북중학교도 이제 떠나가는 학교에서 돌아오는 학교로 바꿔지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이렇게 작은 학교들이 살아나기를 소망합니다. 저도 이곳에 와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작은 학교의 애환이 이런거라고요. 그것도 많은 학생 아닌데 두 학생을 받고 보니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합니다. 더더욱 잘 가르쳐야겠다는 책임감이 듭니다. 노력하겠습니다. 좋은 학교 만들겠습니다. 과거 몇 백명의 학생이 뛰놀던 그런 학교는 되지 못하지만 그래도 학생들이 운동장에서 공차는 소리가 들리길 바랍니다. 운동장의 골 대는 사용할 수 없었습니다. 전교생이 다 해도 팀을 구성할 수 없습니다. 학교 서쪽에 있는 핸드볼 구장은 핸드볼 구장이 아닙니다. 동쪽에 있는 배구장은 언제 배구를 했는지 모릅니다. 먼 과거 그 곳에서 학생들이 뛰었으리라 상상해봅니다.
우리 계북중학교가 돌아오는 학교되길 바랍니다. 좋은 학교되기를 소망합니다. 더욱 발전하길 기원합니다. 계북중학교 화이팅!
2010. 7. 9 학교장 씀
'교단단상 > 장수계북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즐거운 체육수업 (0) | 2013.06.03 |
---|---|
즐거운 공차기 (0) | 2013.06.03 |
입학식날 소감 (0) | 2013.06.03 |
31회 졸업생 윤희선 학생의 합격 소식을 듣고 (0) | 2013.06.03 |
우리 계북중학교 학생 모두를 칭찬합니다. (0) | 2013.06.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