뽑기
마트 가자 해서 나서는데
동네로 알고 나섰다가
동네 마트 내가 좋아하는 뽑기 없다는 손자 말
자동차 키를 가지고 와서 나선 마트행
정확하게 내비 되어 안내
손가락으로 할배 이쪽 저쪽 왼쪽 경찰서 지나
차는 이층 아니면 3층 주차까지 훈수를
동전 준비를 못해 동전 바꾸러 간 할매
함흥차사도 유분수 에스컬레이터 똟어져라
바라봐도 할매 보이지 얺으니 손자 물음
'언제 와 '
드디어 나타난 구세주 내친 김에
손자 카레 만든다고 고기 사고 커피 사고
지폐 바꿔 내민 천원 지폐 열 장
받자 마자 저는 이천 오백원 짜리 뽑기
형는 삼천원짜리 뽑기로
학교 간 형의 취향까지 간파하고 챙긴 뽑기
가상도 하네
갑자기 SOS로 불려간 우리
돌봐줄 사람 없다 하여
어젠 친정 엄마 납시고
오늘 우리 차례 부지런히 달려 대전행을
나는 가방 두 개로 잔뜩 과제물을 싸들고
달려간 아들 집
아들은 주방에 서서 한 두 숟갈로 아침을
며느리는 발 동동 동동
첫째는 일학년 가방 메고 등교 준비를
셋째는 엄마 치마 잡고 졸졸
둘째는 엄마 배 아파 배 아파 누워서 외침을
다 떠나고 할매의 정성껏 간호
일어나 정신 차리고 나보고
연필 두 자루 심부름 시켜 잼나게
숨은 그림 찾기 어렵네 소리가 내 입에서
점심 먹자 달래 탁자에서
사과는 사관데 웃기는 사과 몰라
할배에게 끊없는 수수께끼를
둘째는 모든일에 괜찮아
힘들어도 괜찮아
마음씨 너그러운 여섯살 짜리 속깊은 둘째
첫째에 치이고 셋째에 뺏기 고
돌아오는 길
둘째가 불쌍하단다
여기는 전쟁터
여기는 삶의 현장 치열하고 또 치열한
하나님 도와주세요 이 가정을
하나님 돌봐주세요 아들 내외를
하나님 지켜 주세요 손자들을
기도가 절로
2023.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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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아내가 전화를 받다. 둘째가 몸이 아파 대전 호출이다. 급작스레 준비하고 일찍 대전행을 하다. 둘째가 꿈쩍을 않는다. 점심 때 겨우 일어나 마트를 가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