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마당/좋은 시

뉘엿뉘엿

등경 2014. 2. 4. 15:26

뉘엿뉘엿

김 영 주

머리 하얀 할머니와 머리 하얀 아들이
앙상하게 마른 손을 놓칠까 꼬옥 잡고
소풍 온 아이들처럼 전동차에 오릅니다

머리 하얀 할머니 경로석에 앉더니
머리 하얀 아들 손을 살포시 당기면서
옆자리 비어 있다고
여 앉아 앉아
합니다

함께 늙어 가는 건 부부만은 아닌 듯
잇몸뿐인 어머니도
눈 어두운 아들도
오래된 길동무처럼
뉘엿뉘엿
갑니다

2014. 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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