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 입학식
손자 입학하는 날인데
왜 내가 설레고 들뜰까
꽃다발도 준비하고 싶은데
할망구가 그건 아니라고 한사코 말린다
서둘러 나서 도착한 노은초
입구엔 아이들에게 줄 선물을 들고선 사람들
나는 손자가 어디 있는지 찾으려는데
아낸 뭐 늦게 나타나 '짜짠'서프라이즈 하자고
체육관 입학식장에 들어서다 딱 마주친 아들
둘째 손 잡고 아들은 유치원행
지난달 말 알아둔 손자 학급
일학년 일반을 찾으니 손자 옆엔 선 며느리
곧 교장 선생님 말씀이 시작되고
스스로 해라
책을 열심히 읽어라
친구와 친하게 지내라
난 손자 모습이라도 폰에 더 담고 싶어서
사진이고 동영상이고 되는 대로 찍어보다
시람들 틈박구니에서 부끄러움도 잊은채
폰을 여기 저기 돌려대면서
이윽고 교실로 내가 입학생이듯 졸졸 따라 들어가 내가 담임쌤 말을 더 열심히 경청
아침 밥도 잘 먹고 담임 샘 말 잘 듣고
준비물 잘 챙겨오라고
마지막 이름을 부르고내일 아침밥 잘 먹고
준비물 잘 챙기고 여덟시 반까지 오라고
나오다 포토존에서 손자와 기념 사진을
찰칵 브이자도 그려보고
걸어 나오면서 아까 담임 선생님 이름
잊었나 확인하니 ○○○ 확실히 대답을
그리고 손자가 가자고 한 중국집으로
손자덕에 탕수육 짜장 실컷 먹다
그리고 손잡고 할애비 와 약속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책 열심히 읽고
친구와 사이 좋게 잘 지내라고
당부
또 당부
한가지 소망
손자가 첫 걸음을 힘차게 딛기를
2023. 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