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의 죽음
새벽에배를 다녀온 아내가 베란다에서 방으로 들어오는 나에게 조심하라고 외친다. 물고기 한 마리가 거실로 들어와 최후를 맞이한 것이다.
베란다에다 물그릇을 놓고 물고기 여섯 마리를 키우고 있는데 큰거 셋 작은거 세 마리 중 큰 물고기 한 마리가 튀쳐 나와 죽었다. 애석하다.
미물 이라도 죽은 것을 보니 마음이 짠하다. 세속오계중 살생유택이라는 말이 있지만 살생 금지 살생엄금이다. 내가 죽게 만든 거 같아 마믐이 걸 린다.
작년 사월경 고모댁에 갔다가 열여덟 마리를 가져와 키웠다가 한 마리 한 마리 죽더니 이제 네 다섯 마리가 남다. 물을 갈아 주다가 발견하기도 하고 힘이 좋아 점핑하다가 죽기도 하다.
나는 무얼 키우거나 만들거나 하는 것에 관심이 없고 하기가 싫고 잼병이다. 겨우 난 화분 한 두개 키우는 정도고 이것도 겨우 하는 정도다.
물고기 몇 마리 키우는 것도 시행착오를 많이 겪다. 어항이 비싸 유리 그릇 플래스틱 그릇을 사기도 하고 몇번 바꾸어 보기도 보고 수초도 사서 넣어 주기도 하다.
제대로 된 어항이 아니서서 내가 물고기를 죽게 만든 것이다. 그릇의 높이가 높았다면 좋았을텐데 그러고 보니 내가 물고기 방조범이다.
남은 물고기라도 잘 키워보다. 요즘은 아침 먹이를 주노라면 내 발자국 소리를 듣고 몰려 온다. 먹이를 주면 물고기를 모여드는 모습이 보기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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