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나의 일상

청솔모는 나의 친구

등경 2020. 4. 18. 09:02

 

 

 

 

 

 

 

 

 

 

 

 

 

청솔모는 나의 친구

 

사월 중순이다. 중순도 후반 주말이다. 새벽예배 갔다가 운동하러 나서다. 다른 때보단 십분 먼저 나서다. 오송초에서 몸을 풀고 오송지에 들어서다. 주말이라 운동하는 사람이 많이 눈에 띠다.

 

평소는 약 한시간 칠천보 정도 건지산 서편 정상을 거쳐 돌아오다. 가끔씩 크게 돌기도 하나 크게 돌 때는 솔빛중쪽으로 가서 멀리 돈다. 오늘은 반대 방항으로 걷게 되다. 요즘 인터넷으로나마 개강을 해서 아침 운동만하고 학업에 열중이다.

 

갑자기 멀리 돌고 싶다. 대지 마을을 거쳐 편백숲으로 들어서다. 건지산은 크기도 크지만 수많은 갈래길에 산책길이 있다. 다른 때는 큰길로 다녔는데 숲 안으로 들어가다. 조금 가니 청솔모 한 마리가 내가 가도 상관치 않고 돌아 다닌다.

 

아니 나에게 말을 건네듯 피하지 않는다. 다른 때도 청솔모는 자주 만난다. 그래도 오늘처럼 나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를 중심으로 이리 저리 왔다갔다 한다. 다른 때도 청솔모를 가까이 보기도 했지만 오늘은 아주 근접거리다. 마치 전에 만난 친구인 것처럼 오래 놀아준다.

 

체련공윈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코로나로 폐쇄된지 오래 되었으나 아직도 사회적 거리를 유지해야 해서 언제 다시 코트가 활기를 찾을지 모른다. 소리의 전당을 거처 복숭아 과수원 옆길로 돌아오다.

 

오는 길에 요즘 배우는 시경의 시를 읊조리다. 어제 배운 것이 요조장이다. 한자로 변환이 어려워 한글로 적는다. 시경은 2학년 과정에 있다. 올 겨울 중용과 대학 구절을 외고 다녔으나 지금부터는 시경에 나오는 시를 욀 계획이다.

 

도지요요 작작기화 지자우귀 의기가실(복숭아 나무의 요요함이여 곱고 고운 그 꽃이로다 이 아가씨의 시집감이여 그 실가를 화순하게 하리로다)

 

그런데 요즘 복숭아꽃이 만발하다. 오솔길에서 폰셔터를 누르다. 여유롭고 행복한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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