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와 지지(知止)
온 나라가 코로나 바이러스로 난리다. 우리 나라만이 아니라 온 세계가 뒤집어 지고 있다. 모든 일상이 깨어지고 많은 사람들이 불안과 두려움에 사로 잡혀 있다. 중국 우한에서 번지기 시작해서 그 곳을 걱정했더니 이젠 판도가 달라져 세계가 제일 우리를 걱정하는 처지가 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오늘 오전 확진자 오천 명이고 사망자는 서른 명을 넘어서 확산세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 달 하순까지 도서관을 다녔는데 도서관을 폐쇄한다고 사물함에서 필요한 물품을 가져가라는 문자 메시지를 받은지도 보름이 넘었다. 그 후 하나 둘씩 닫기 시작하더니 이젠 모든 것이 올 스톱이 되었다. 모든 공공시설이 닫혔고 아파트 경로당도 노인복지회관도 둘 이상이 모인 곳은 사람들이 꺼리게 되어 세상이 얼어붙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코로나예방 수칙이 집밖에서는 외출을 자제하고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라고 하고, 집에서도 가족 끼리도 거리를 두라고 할 정도이다. 그러다 보니 밖을 나가는 것을 꺼려서 우리의 일상이 무너져 버린 것이다. 식당도 사람이 없다. 영화관은 잘 가지 않지만 오늘 라디오 방송을 잠깐 들으니 하루 관객이 7만 명이 들어온 적도 있다는데 문화 평론가는 이런 수준은 폭망이라고 한다.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아카데미 4관왕을 하고 홍상수 감독이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영화계다.
이젠 나라도 우리 나라를 금지하는 국가가 늘어 100여 개국이 되었단다. 중국은 오히려 우리 국민을 모두 다 격리하고, 베트남은 한국에서 이륙한 항공기를 거부하여 회항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의 국격도 무너지고 있다.
어느 지자체장은 2주간 모든 일상을 멈추고 잠시 쉬자는 잠시 멈춤 캠페인 제안을 하였다. 또 전국 초중고 개학 연기를 정부가 전국 단위로 휴업령을 내린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처음으로 3월 9일로 연기되었고 2차로 2주 더 연기되어 23일 잠정적으로 개학한다고 한다.
나도 고전번역교육원 3년 연수과정을 다니는데 개강이 연기되었고 또 연기되어 23일 개강한다는 문자가 왔다. 다른 때라면 오후 저녁 강의를 위해 준비하여야 하는데 오늘은 건지산을 걷고 싶어서 집을 나서다.
그동안 중용을 외고 다녔으나 3월 들어서는 대학의 문장을 조금 접하고 있다. 경문 2장 知止而后에 有定이니 定而后에 能靜하며 靜而后에 能安하며 安而后에 能慮하며 慮而后에 能得이니라(그칠 곳을 안 뒤에 정해짐이 있으니, 정해짐이 있은 뒤에 고요할 수 있고, 고요한 뒤에 편안할 수 있으며, 편안한 뒤에 생각할 수 있고, 생각한 뒤에 얻을 수 있느니라) 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대학 문장처럼 우리가 좀 그칠 곳을 알고 우리를 돌아봤으면 한다. 바이러스는 보이지 않는다. 사람 간 만남이 바로 감염으로 이루어지는 것을 보고 보이지 않는 세계가 있어 눈에 보이는 것만 추구하고 아귀 다툼을 한 것도 우리가 한번쯤 새겨 볼 일이다. 코로나는 중국에서 발단이 되었지만 사이비 집단인 신천지에 의해서 80% 이상 감염이 이루어지고 있어 혹세무민한 사이비 집단의 경계가 이루어져야 한다. 한참 앞을 보고 달려가야 할 젊은이들이 사이비 종교에 허우적 거리고 있는 모습은 우리 나라의 미래에도 정말 서글픈이다. 우리 얼마나 경쟁적으로 외국 여행을 하였는데 그 모습도 보기 좋지 않았던지 곳곳에 우리를 제한하는 모습을 보고 많은 의식있는 국민들이 한번쯤 자기 성찰의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
돌아오는 길에 아는 지인과 전화 통화를 하다. 작년 11월 말 시민대학 종강을 하고 헤어지고 해가 바뀌고 연기된 개강을 앞두고 전화를 하다. 의외의 답을 듣다. 한시(漢詩)를 정리한다고 포부를 밝혔는데 본인의 건강이 문제되어 수술을 앞두고 있다고 한다. 그 분의 건강 회복을 빈다. 전화를 받고 코로나로 난리인데 어려운 수술을 앞두고 있으니 그래도 건지산을 걷고 있는 자신이 감사하고 하나님께 감사 기도가 나온다.
빨리 코로나가 물러가길 바란다. 코로나에 감염된 사람들이 빨리 회복되길 바란다.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방역의 최전선에서 분투하는 정부 기관과 의료진을 붙들어주길 기도한다. 자원 봉사자도 지켜주길 바란다. 특히 대구 경북도민들 힘내시길 간절히 기도한다.
2020. 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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