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나의 일상

친구의 전화 한통

등경 2019. 7. 3. 18:31

친구의 전화 한통

 

오전 한옥마을에서 맹자 강의를 듣고 집에 오다. 여느 때 같으면 송천 도서관에 가서 예습 복습을 한다. 그런데 오늘은 내키지 않아 오랜만에 냦잠을 청하다. 언제 자봤는지 기억이 없다. 자고 나니 낮잠치곤 꽤 자다. 폰을 보니 고향 친구 전화가 찍혀있다. 전화를 하니 빋질 않는다.

 

저녁때 특강이 한옥마을에 있어서 한옥마을을 가다. 다시 전화가 오다. 어렸을 때에 많이 함께한 친구다. 약 20여년 동안은 안부 전화 없는 친구다. 그래도 옛정을 생각하면 친구 이상의 친구인데 인생의 가는 길이 다르다 보니 지금은 마음이 많이 멀어진 친구다.

 

전화 내용인즉 병원에 입원을 했다 한다. 대장암 수술을 받았다고 한다.좀 더 자세히 물어볼 수 있었지만 더는 아니었다. 무슨 일이 있구나 생각은 했지만 암수술을 했다 하니 달리 들린다. 아직 나는 수술을 해본 적은 없으나 전에 손등에 좁살만한 것을 떼는데 수술방을 들어가본 적은 있다. 그때 좀 떨리기도 했다. 큰 수술은 어떻겠는가.

 

엊그제 건강검진을 하면서 조직검사도 했는데 별 이상은 없지만 조심해야 할 나이다. 좋은 일에 전화를 받아야 하는데 전화를 끊고 나니 좀 씁쓸한 가분이다.

 

친구와 나는 가는 길이 많이 달랐다. 생각하는 것도 극과 극이다. 나는 범생이 스타일이고 친구는 난봉꾼이었다. 그러다 보니 결혼 생활을 하면서 좋은 직장 그만 두고 별일을 다했다.

 

개인 생활도 술도 많이 마시고 이성 문제도 좀 그러기도 했다. 나는 잘 된 것은 아니지만 순탄한 삶을 살았고 친구의 삶은 아주 험하고 고달팠다.

 

인생은 마라톤이다. 100미터 달리기가 아니다. 생활습관은 인생을 다르게 한다. 더더욱 생각과 가치관은 인생의 길을 다르게 한다. 그래서 잘 살아야 한다.

 

조만간 병문안을 가리라. 위로도 하는데 친구 입에서 하는 말을 들어 보리라. 인생 막다른 골목에서 뭔가 붙잡고 싶을 것이다. 빨리 치료되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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