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한줄 일기

전주 영하 십삼도

등경 2018. 1. 24. 17:34

새벽 교회로 가는 갈은 다른 어느 때보다 추운 길이었다. 아파트 문을 나서니 한기가 바로 느껴지다. 손끝도 시리고 귀도 시리다. 돌아와 보니 아내가 새벽기도회에 간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청지기 집회 기간이어서 다른 때는 몰라도 이번 주는 마음 먹고 참석해야 하는 특별 새벽 작정기도 기간이다. 갈려다가 다시 잠들어버렸다고 한다. 다른 때 같으면 한 마디 했다. 왜 안갔냐고? 그런데 오늘은 그럴 마음이 없다. 생각해 보니 못 간 것은 지나간 일이고 본인의 일이라 생각이 든다. 왜 안 갔냐고 핀잔을 주면 서로 좋은 말이 오고 가지 않는다. 내가 이런 걸 옳은 깨달음이라 할까. 옳은 건 아니지만 이젠 이해할 나이 이순이 지났다고 해야하나.

추운 날씨기에 오늘도 심한 운동은 하지 않겠노라 하고 6시 50분경 친절한 경제 뉴스가 끝나자 계단 오르기를 했다. 두 번 오르다가 오기가 생기다. 추운 날씨라서 바로 집으로 들어가려다가 학교 운동장을 돌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너무 추워 도중 돌아오려다가 갔다 오기로 하고 운동장을 돌다. 예전 같으면 추위 같은 것은 문제될 것이 없었다. 그러나 이번 겨울은 왠만하면 가벼운 운동으로 마무리한다. 전에는 눈 비 오지 않는 한 덕진 체련테니스 코트로 달려갔다.

처음에는 한 바퀴만 돌려다가 이왕 온 김에 세 바퀴는 돌아야지 하고 돌다. 그런데 돌고 보니 세 바퀴인지 네 바퀴인지 알쏭달쏭하다. 어젠 아내가 나에게 첨으로 폰으로 친구로부터 받은 <알츠하이머 진단표>를 보내오다. 아침 진단표가 눈에 띠어 아라비아 숫자 가운데 0이라는 숫자 속에서 c를 찾는 것이며, 6을 찾는 것이며, N 을 찾는 것이 있었다. 어젠 쉽게찾았는 데 아무리 봐도 없다. 두 번, 세 번 아니 이젠 돋보기로 들여다 봐도 없다. 조바심이 들기도 했다. 그런데 내가 잘못이다. 전체보기로 봐야지 첫 화면은 c 가 없다. 오늘 운동장을 돌면서 세 바퀴인지 네 바퀴인지 그러듯이.... 근데 걱정 없다.

아직은 그럴 단계는 아니다. 매일 기도하고 공부하고 있는 나는 관계없는 얘기라고 애써 치부하고 싶다. 정신 건강을 위해 노력해 볼 것을 다짐한다.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으니 걱정 할 것이 없다고 다짐해본다. 앞으로 열심히 하리라.

들어오면서 춥다고 하니 얼마나 추운가 싶어 어제 배운 원기날씨 앱으로 들여다 보니 전주가 영하 12.4다. 다른 전북 산간 지역은 영하 17도다. 요즘 매서운 추위다. 지지난 주는 눈이 많이 내리고 추웠고 지난 주는 따뜻했다. 이번 주는 맹추위다. 추위가 있어야 겨울 답다고 하지만 막상 추우니 몸이 바싹 긴장이 된다.

점심 때는 스마트폰 교육 결석을 하고 세가정 모임이 있어 운암호 주위 매운탕 집에 가서 식사를 하다, 밖에 보이는 운암호가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그동안 마음 속에 쌓인 찌꺼기들이 확 다 날라가는 분위기다. 맛있게 식사를 하고 운암호가 다 바라보이는 찻집에서 담소를 나누다가 늦게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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