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단상/장수계북중

제1회 참샘 스케치

등경 2013. 6. 3. 11:26

제1회 참샘제 스케치

11월 4일 오전9시 참샘제 1부 체육한마당을 시작하려는데 외부에서 손님이 오셨습니다. 박영석 노인회장 , 김종근 체육회장 , 한병대 6.25 참전유공회장님이 오셨습니다. 참샘제 초대장을 보시고 축제를 보러 오신 겁니다. 오후에 오셔야 볼 프로그램도 있는데, 너무 일찍 오셔서 당황스러웠습니다. 1부 체육한마당을 시작하면서 지역사회 어르신들을 소개하긴 처음이었습니다.

1부 체육한마당이 시작되었습니다. '체육한마당'과 '예능한마당' 두 팀으로 나뉘어 경기가 진행되었습니다. 맨 처음은 달리기였습니다. 모두가 어우러져 열심히 곱게 그려놓은 트랙을 달렸습니다. 운동장 양쪽에선 남학생은 미니축구를, 여학생은 터치볼을 했습니다. 미니축구장엔 평소와 달리 불꽃 튀는 경기가 진행되었습니다. 곧 이어 어제 만들어진 씨름장은 열띤 응원소리로 가득 찼습니다. 비슷한 체구를 가진 강솔이와 강수린의 경기는 결국 승부를 정하지 못하고 춤추는 것으로 승부를 정했지요. 마지막 김승기와 김승환의 경기도 서로 이겨보려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T볼 경기를 마칠 때는 두 팀이 2:2 동률이었습니다. 줄다리기로 승부가 결정이 되었는데 서로 좋은 작전으로 대등한 경기를 펼친 가운데 예능팀이 승리를 했지요.

점심시간입니다. 교실 여기저기서 반가를 연습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공동체의식을 심어주는 것으로 축제가 안성맞춤일 성 싶습니다. 작년에도 해 보고 싶은 축제였는데 축제다운 축제를 열진 못했습니다. 아이들 축제 준비로 떠드는 소리에 학교가 들썩거리니 학생 수가 많은 학교인 것처럼 느껴집니다.

2부 순서인 예능한마당은 강당에서 두 시에 시작했습니다. 오늘을 위해 특별히 설치한 조명 시설도 돋보입니다. 번쩍번쩍하니 제법 축제 같습니다.

1시 반이 되니 손님이 오십니다. 모시고 싶은 귀한(?) 손님이 다행히 공연 시작 전에 식장에 도착했습니다. 학부모님도 오시고 기관장님이 많이 오셨습니다. 인근 학교에서도 벤치마킹하고 싶다고 오셨습니다. 2시가 좀 넘어서 계북중학교 역사 이래 2부 예능한마당이라는 축제가 무대 위에 올려졌습니다. 이런 모습을 외부 손님들에게 보여줄 수 있을 만한 것인지는 저도 판단하기 어려웠고 일단 축제는 시작이 되었습니다. 전체적으로 학년별 반가 경연, 학년별 남학생 경연, 여학생 경연, 미스터 및 미스 계북 선발대회, 개인 노래자랑, 동아리 공연 등의 학생 경연이 있고 찬조 출연이 있었습니다. 찬조 출연엔 학부모님의 노래자랑과, 마술 공연, 선생님들의 공연 그리고 이규만 선생님의 색소폰 연주로 이루어졌습니다.

맨 처음 학년별 반가로 예능한마당은 시작되었습니다. 제법 진지하게 합창을 합니다. 노래 가사를 개사하여 부르기도 하였고 조금씩 흥이 돋우어졌습니다. 남녀 경연을 거쳐 2학년 김경자의 학교 소개가 있었습니다. 경자는 이번 여름방학 뉴질랜드 어학연수를 다녀왔는데, 그 이점을 살려 영어로 우리 학교와 선생님을 소개하는 모습은 모두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습니다. 중학생이니까 이 정도는 해야 한다는 표시같기도 하구요. 그리고서 남학생 2PM 하트비트의 파워풀한 무대를 선보였고, 여학생들은 부드러운 제스처로 꼭지점 댄스도 보여주었습니다.

반 전체와 남여별 경연이 있고 나선 개인별 공연이 시작이 되었습니다. 스타트는 1학년 이유라의 노래로 시작이 되었고 이유라 학생의 아버지 이정삼씨가 ‘나훈아’의 무시로와 고향역 노래를 부를 때는 모두가 축제의 분위기에 한껏 빠지게 되었습니다. 이어서 몇 분의 선생님들이 나오시는데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습니다. 젊은 두 분의 남선생님과 여선생님이 등장하시는데 모두가 여장을 하고 나오십니다. 복장 차림이 범상치 않았는데 율동이 너무 멋집니다. 강당은 학생들의 탄성으로 시끌벅적합니다. 이어서 마술이 이어졌고, 순회교사로 나오시는 이규만 선생님의 색소폰 연주는 일어나서 기립박수를 치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아름다운 색소폰 선율과 흥겨운 댄스까지 곁들어 관중들의 환호에 넘치는 에게 화답했고 연주하는 모습은 정말 아름다운 모습이기도 했습니다.

다시 노래자랑으로 이어졌고 또 한번의 절정은 미스터 계북과 미스 계북을 선발하는 순서였습니다. 미스터 계북 출전 선수가 나왔고 이어서 미스 계북 선수들인 남학생들이 여장을 하고 나타났는데 오히려 여자 이상으로 화려한 의상과 몸짓 또한 관객들을 매료시켜 이 코너에서는 정말 우열을 가리기가 어려웠습니다. 한 명만 선발해달라는 주문을 받았지만 제 요구로 세 명을 뽑게 하였습니다. 뭐 한 가지를 하더라도 최선을 다하는 우리 학생들의 마음이 예뻐 보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세 팀의 동아리 공연으로 축제의 막은 서서히 내리게 되었습니다.

무려 세 시간 이상의 공연이 진행되었는데도 별 동요 없이 많은 관객들이 자리를 지켜 주었습니다. ‘즐거운 학교 행복한 아이들 신나는 축제’를 캐치프레이즈로 한 제 1회 참샘제는 그렇게 해서 대작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멋진 참샘제의 주인공은 우리 모두였습니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가 울고 천둥이 먹구름 속에서 인고의 세월을 보냈듯이 이동대 선생님의 오랜 기간에 걸친 각고의 노력과 우리 모든 선생님의 지도와 헌신이 있었습니다. 또한 우리 학생들에게 큰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연습 시간이 많이 부족했음에도 불구하고 차분히 준비해 준 우리 학생들의 수용적인 태도와, 뭔가 보여주겠다는 의지로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제대로 되질 않으니까 밤늦게까지 모여서 연습했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뒤에 듣기에는 미스 계북 출전 선수들을 지도하면서 우리 선생님들 의상 제공과 화장품 지원 등 보이지 않는 노력을 기울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2학년 한승준과 황세미의 매끄러운 진행이 돋보였고요. 우리 축제를 더 돋보이게 한 것은 특별공연이었습니다. 재미를 더했고 지루하지 않게 만든 결정적 요인이었습니다. 그리고서 우리 학부모님들의 아낌없는 후원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축제! 그냥 말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았습니다. 작은 학교에서는 어려운 일이긴 해도 의지를 가지고 하면 된다는 자신감도 얻었습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인데 꿰는 게 축제입니다. 올해의 축제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더 멋진 참샘제를 만들어보겠습니다. 내년 이맘 때가 기대됩니다. 도와주신 모든 분들의 노고에 머리숙여 감사드립니다. 2011년 11월 4일 영원히 기억하고 싶은 날입니다. 참샘제가 꾸준히 발전하길 소망합니다.

2011. 11.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