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놀이
요근래는 손자들을 만나면 다른 걸 하다가
슬그머니 한글 글자판을 꺼내든다
큰 손자가 여섯살이라 이젠
글자와도 친해져야 한다는 조급함 땜이다
몇 글자 짚어 주니 몇번은 잘 한다
그러더니 자저조주즈지
자저조주즈지 그 줄 글자를
빠르게 읽더니 휑하고 달아난다
글자판 집어 치우고
그 옆에 있는 숫자판을 가져오다
내가 먼저 숫자를 불러 찾게하다
83 응 잘 했어 짝짝짝
58 응 잘 했어 짝짝짝
46 잘 했어 짝짝짝
내 하는 걸 흉내낸다
큰 손자가 늙은 할아버지 찾아보란다
95 여기 있다
37 여기 있다
둘째가 끼어 든다
내가 해볼게
33 딩동댕 맞아
69 딩동댕 맞아
그러더니 12를 가지고
21이라고 우긴다
옆에 있던 할머니도 가세한다
응 맞아 하는 둘째 응원에 잔잔한 웃음이
2021.10.2
요근래는 손자들을 만나면 다른 걸 하다가
슬그머니 한글 글자판을 꺼내든다
큰 손자가 여섯살이라 이젠
글자와도 친해져야 한다는 조급함 땜이다
몇 글자 짚어 주니 몇번은 잘 한다
그러더니 자저조주즈지
자저조주즈지 그 줄 글자를
빠르게 읽더니 휑하고 달아난다
글자판 집어 치우고
그 옆에 있는 숫자판을 가져오다
내가 먼저 숫자를 불러 찾게하다
83 응 잘 했어 짝짝짝
58 응 잘 했어 짝짝짝
46 잘 했어 짝짝짝
내 하는 걸 흉내낸다
큰 손자가 늙은 할아버지 찾아보란다
95 여기 있다
37 여기 있다
둘째가 끼어 든다
내가 해볼게
33 딩동댕 맞아
69 딩동댕 맞아
그러더니 12를 가지고
21이라고 우긴다
옆에 있던 할머니도 가세한다
응 맞아 하는 둘째 응원에 잔잔한 웃음이
202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