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인사
나태주
글쎄,
해님과 달님을
삼백 예순 다섯 개나
공짜로 받았지 뭡니까
그 위에
수 없이 많은 별빛과
새 소리와 구름과
그리고
꽃과 물소리와 바람과
풀 벌레 소리를
덤으로 받았지 뭡니까
이제,
또 다시 삼백 예순 다섯개의
새로운 해님과 달님을
공짜로 선물 받을 차례입니다.
그 위에 얼마나
더 좋은 것들을 덤으로
받을 지 모르는 일입니다.
황송할 뿐입니다.
다만
두손 가지런히 맞잡고
절을 드릴 따름입니다.
( 그렇게 잘 살면 되는 일입니다.
그 위에 더 무엇을 바라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