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마당/좋은 시

시간의 말

등경 2013. 9. 12. 12:45

시간의 말

                  이 해 인

장미꽃잎 속에 숨어있던 시간이 내게 말했다
부드럽게 부드럽게 향기를 피워올리기 위해선
날카로운 가시의 고통이 꼭 필요했다고

호두껍질 속에 숨어있던 시간이 내게 말했다
단단히 익어가기 위해선
길고 긴 어둠의 고통이 필요했다고

파도 속에 숨어있던 시간이 내게 말했다
많이 울어야만 출렁일 수 있다고
힘찬 노래를 부를 수 있다고

그렇구나 그렇구나 고개 끄떡이며
시간 속을 걸어가는 오늘의 기쁨이여

 

 2013.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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