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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이의 최대 강점은 강철멘털"…정현 가족이 본 정현의 강점

등경 2018. 1. 26. 04:30

"현이의 최대 강점은 강철멘털"…정현 가족이 본 정현의 강점

• 박성우 기자
입력 : 2018.01.25 19:19 | 수정 : 2018.01.25 21:43

“정현이의 강점은 위기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은 ‘강철 멘털(Mental∙정신력)’입니다. 이제까지 해왔던 자신감을 갖고 게임에 임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습니다.


”정현(22·한국체대·세계 58위) 선수의 아버지이자 삼일공고 테니스부를 이끌었던 정석진 감독과 형인 정홍 선수, 어머니 김영미씨 등 일가족이 25일 조선닷컴과 인터뷰를 가졌다. 조선일보 디지털편집국은 호주오픈이 열리는 호주 멜버른에 머물고 있는 정 선수의 가족과 이메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정 감독은 오는 26일 열릴 정 선수와 세계랭킹 2위 로저 페더러(37) 경기의 승부처는 ‘멘털 싸움’이라고 봤다. 지난 16일 본선 게임 시작 이후 거의 2~3일 마다 경기를 치러온 두 선수인 만큼 체력적인 부담을 가지고 있어, 그 어느때보다 정신력(멘털)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정현 선수 가족들의 모습. 정석진 전 삼일공고 감독(오른쪽∙아버지), 김영미(가운데∙어머니), 정홍 테니스 선수(왼쪽) /IMG 제공


정 감독은 “현이는 어린 시절부터 승부욕이 강한 아이였다. 예민하지만 근성 있고, 또래 친구들보다 성숙한 편이었다”고 말했다.


정현은 지난해 5월 프랑스오픈에서 1회전 탈락 후 복부 부상과 슬럼프가 밀려와 잠시 방황하는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일년 간 멘털 훈련과 함께 그동안 약점으로 꼽혀왔던 서브와 포핸드를 집중적으로 연습했다.


“테니스 선수 출신인 박성희 박사(박성희 퍼포먼스 심리 연구소장)와의 멘털 트레이닝이 주효했다”는 것이 정 감독의 분석이다. 지금도 정현은 경기 전후 박성희 박사와 대화를 나누며 ‘멘털 컨디션’을 관리하고 있다.


  오는 26일 호주 오픈 4강전에서 승부를 겨룰 정현 선수(오른쪽)와 로저 페더러 선수의 모습. /조선DB


정 감독은 “(정현의 호주 오픈 4강 진출을) 솔직히 예상하지 못했지만, 대회 전 컨디션이 좋았고 매 경기 전 유사한 루틴으로 연습하며 경기를 준비했다”며 “지난달 태국에서 동계훈련을 하면서 기초 체력훈련과 함께 서브, 스트로크 등 다양한 기술훈련을 했다. 새롭게 합류한 네빌 갓윈 코치와의 호흡도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정현은 한국 테니스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지난 22일 전 세계 랭킹 1위 노바크 조코비치(31·세르비아·14위)를 누르고 한국 테니스 사상 최초로 메이저 대회 8강에 올랐고, 곧이어 지난 23일 8강전에서는 세계 랭킹 97위 테니스 샌드그렌(27·미국) 선수를 꺾으면서 4강에 진출했다. 이는 한국 테니스 사상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이다. 종전 기록은 이형택(42·은퇴)이 2000년과 2007년 US오픈에서 달성한 16강이었다.


이제는 오는 26일 ‘테니스 황제’ 로저스 페더러(36·스위스·2위)와 일전을 앞두고 있다. 이기면 결승이다. “역사상 최고의 테니스 선수로 평가 받는 페더러를 누른다면, 정현은 더 이상 ‘이변’이 아니라 자타공인 월드 클래스로 인정 받을 것”이라는 게 많은 전문가들 분석이다.


다음은 정석진 전 삼일공고 감독과 정현 선수의 형은 정홍 테니스선수와의 일문일답.


Q. 정현 선수의 호주 오픈 4강 진출을 예상했나?


최근 상승세의 비결은?(정석진 감독) “솔직히 예상하지 못했다. 대회 전 컨디션이 평소보다 괜찮았고, 매 경기 전 유사한 루틴으로 연습하며 경기를 준비했다. 지난달 태국에서 동계훈련을 하면서 기초 체력훈련과 함께 서브, 스트로크 등 다양한 기술 훈련도 많이 했다. 외국인 네빌 갓윈 코치와 새롭게 호흡을 맞추고 있는데 느낌이 좋다.”(정석진 감독) “위기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강한 멘털이 강점이다. 다만 아직 서브나 세부적인 전술 등 보완해야 할 점이 많다.”


Q. 페더러와의 경기는 어떻게 예상하나?


어떤 부분에서 승부가 갈릴 것 같나?(정석진 감독) “현이는 예민하지만 매우 근성 있고, 또 침착하고 진중한 면이 있다. 또래 나이의 친구들에 비해 성숙한 면이 있다. 또 멘털을 끌어올리기 위해 선수 출신인 박성희 박사와 멘털 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매 경기 전후에서 대화를 나누며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Q. 오늘날 정현 선수를 만든 아버지만의 교육법과 철학이 있다면?


(정석진 감독) “어린 시절부터 현이가 좋아하는 일을 믿고 따라줬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배려에 대해서 많이 강조해왔다. 그런 면이 현이가 성장하면서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된 것 같다.”(정석진 감독) “어린 시절부터 글로벌을 강조해왔다. 오렌지볼과 윔블던 대회 같은 국제적인 대회에 참가하면서 세계 무대를 적극적으로 경험시킨 것이 어떤 전환점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오렌지볼 대회는 미국에서 열리는 주니어 메이저대회로서 전 세계 테니스 선수들의 등용문으로 불린다. 정현은 지난 2013년 이 대회 16세부 경기에서 우승했다.)


Q.조코비치 경기 이후 가진 정현 선수의 인터뷰가 화제다. 영어공부 비법은?


(정석진 감독)“전 세계 대회에 많이 참가시키면서 자연스럽게 영어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미국 시카고에 사는 데이비드 정이라는 친구가 현이와 거의 매일 대화를 나누며 영어 연습을 시키고 있다. 이번 인터뷰 역시 영어과외(?)의 힘이다.”


Q. 어린 시절 정현 선수가 성공할 것 같은 느낌을 받았나?


(정석진 감독) “사실 정현이 둘째라 운동을 안 시키려고 했다. 어릴 적 태권도를 하다가 그냥 취미로 테니스를 시켰는데, 테니스에 관심을 가졌다. 형을 따라 테니스 코트를 따라다니는 모습과 연습 경기에서 보여주는 승부욕이 눈에 띄었다.”


Q. 정홍 선수가 정현 선수와 어린 시절부터 함께 연습하며 기량을 높였다고 들었다. 현재 가족 모두가 호주에 있는 것으로 아는데, 경기를 보면서 형은 어떤 기분이었나?


(정홍)“동생이 제 입대 전에 정말 큰 선물을 해줬습니다. 현아 고맙다!”(정홍 선수는 다음 달 5일 국군체육부대 입대를 앞두고 동생을 직접 응원하기 위해 호주로 날아갔다.)


Q. 정현 선수가 큰절을 하며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정현 선수가 있기까지 고마운 분들이 있다면 누구?


(정홍)“현이를 응원해주신 부모님과 팬 여러분이 가장 고마운 분. 그리고 코치진과 어려울 때 계속 후원해주신 분들과 후원사들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한 것 같다.”


Q.호주 오픈 우승 가능성은?


(정석진 감독)“매 경기 최선을 다해 후회없는 경기 계속 하다가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Q. 정현 선수가 좋아하는 음식과 어머님이 챙기는 특별 보양식이 있다면?


(어머니 김영미씨)“보통 해외 현지 적응을 위해 현지 음식을 먹으려고 한다. 하지만 시합 전날은 중국 음식을 먹고 평상시에는 한약을 꾸준히 먹고 있다.”


Q. 테니스 선수가 아닌 아들로서 정홍, 정현 선수는 어떤 사람인가?


(정석진 감독)“홍이, 현이 둘다 너무 믿음직스럽다 .형제끼리 우애도 깊어서 서로 많이 의지한다. 둘다 각자 좋아하는 일을 해서 기쁘다.”


Q. 한국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국민들과 팬들에게 한 말씀해 달라.


(정석진 감독)“현이를 응원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호주오픈 남은 경기와 앞으로도 계속해서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Q. 정현 선수가 앞으로 어떤 선수가 됐으면 하는 바람은?


 “후배들과 다른 동료 선수들로부터 존경받는 선수가 되길 바란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1/25/2018012502823.html


<조선일보 2018. 1.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