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말씀(?)
새벽 기도회에 가다. 새벽 기도는 나에게 하루 첫 시작을 드리는 하루의 한 부분이어서 오늘도 어김없이 교회당에 나가다. 기도중 ‘아내의 말을 듣지 않는 것을 불쌍히 여겨주시옵소서’라는 기도가 나오다. 다시 생각해 보니 이런 기도를 하나님이 나란 사람을 불쌍히 여겨주실까 하는 의문이 들다. 아닌 이런 기도 내용은 너 장로이면서 이런 기도를 하느냐고 하나님께서 야단을 치실 것 같다.
평소 아내의 말을 제대로 듣질 않아서 아내의 말을 잘 듣게 해달라는 기도가 엉겁결에 터져나오다. 아내의 말씀을 잘 들어야한다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생각과는 다르게 행동에 잘 옮겨지지 않는다. 무슨 심부름을 시켜도 건성으로 들어서 어제도 큰 실수를 하다.
어제 일이다.
시조를 배운다고 도립국악원을 다녀온 사이 아내는 병원을 가다. 아내가 진료를 받고 나에게 전화를 하다. 지갑을 가지고 오라는 소리만 듣고 아내가 사용하지 않은 가방에 지갑을 담아 에코시티로 가다. 가서 가방을 내미는 순간 아내로부터 제대로 말을 듣질 않아서 시키는 대로 하지 않았다는 핀잔들 듣다. 아내는 지갑을 아내가 평소 쓰는 천 가방에 넣어 가져 오라는 것을 가죽 가방에 들고 갔으니 나는 내가 생각해도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다. 잘못한 것을 보면 능지처참 깜(?)이다.
시조를 배우러 가기 전 KBS 목요초대석에서 방송에 잘 출연하는 양소영 변호사가 변해야 하는 데 변하지 않는 것도 이혼 사유로 이어진다면서 이런 것이 나에게도 차고 넘친다.
잘못한 것을 따져 보자. 먼저 오늘 시조를 배운다고 병원에 차로 이동시켜 주지 않는 것이다. 병원도 어제는 차로 동행해주어야 하는데 그러질 못했다.
지갑 건도 그렇다. 심부름을 시켰으면 제대로 심부름을 해야 하는데 심부름을 마음에 차지 않도록 한 것이 아니라 쓰지 않는 가방을 가져와서 쇼핑을 하는데 불편을 느끼게 한 것도 큰 죄목이다.
점심 식사후 설 명절을 위해 아내가 준비할 것이 있다면서 여러 마트를 들르다. 들르고 나서 돌아오는 길에 너무 갓길로 붙어 오다 도로가 울퉁불퉁한 것을 잘 모르고 나만 좋다고 운전을 해서 차가 덜컹거리다. 평소 나에게 아내는 자주 이야기를 한다. 운전을 조심해서 찬찬히 천천히 하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다. 그러면 아내를 생각해서 운전을 조수석에 앉은 아내가 편안하게 승차할 있도록 배려를 해야 하는데 그러질 못했다. 이것 또한 아내로부터 충분히 나에게 행동 수정을 해올 경우 받아들여야 할 사안이다. 아내의 말을 듣고 붕어 아이큐인지 바로 잊어버린다.
또 있다. 어제는 넥워머 소동을 빚다. 아침 산행을 하러 가기 전 평소 쓰는 넥워머가 아무리 찾아도 없다. 산행을 포기하다. 다른 데서는 벗어놓을 일이 없다. 그런데 안보인다. 쇼핑을 하고 나서 저녁 4시경 근처 다이소를 가다. 가서 보니 넥워머가 있긴 하다. 그런데 종이 쪽지처럼 얇다. 쓸 수 없을 것 같아서 다시 좀 멀리 떨어져 있는 네파로 가다. 가보니 있다. 가격이 차이가 있다. 가장 저렴한 것으로 사도 14,000원이었다. 이것도 한 소리를 들은 것이었다. 좀 참지 참지도 못하고 넥워머를 사온다고 한 소리를 듣다.
어제는 내가 생각해봐도 잘못했다. 아내의 말을 잘 듣자. 평소 무수히 변하라는 싸인을 주고 있는데도 변하지 않는 것은 무순 배짱인가. 나도 모르겠다.
‘잘못을 저질러놓고 잘못을 고치지 않는 것이 진짜 잘못이다(過而不改 是謂過矣·과이불개 시위과의).’ 공자가 말하는 잘못과 실수에 대한 정의다.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반복하지 않는다면 용서할 수 있다는 뜻이다.
잘못한 것은 바꾸라는 공자의 말씀을 적용하지 않아도 삼척동자도 아는 일이다.
202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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