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마당/좋은 시

대추 한알

등경 2013. 10. 19. 18:04


대추한알 / 장석주

저게 저절로 붉어질리는 없다
저안에 태풍 몇개
저안에 천둥 몇개
저안에 번개 몇개가 들어서서
붉게 익히는것일 게다

저게 저 혼자 둥글어질리는 없다
저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밤
저안에 땡볕 한 달
저안에 초승달 몇 날이 들어서서
둥글게 만드는것 일게다

대추야
너는 세상과 통하였구나!

장석주시인의 <달과물안개>중에서

2013. 10.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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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 일이다. 언론에 자그마한 일로 보도된 내용이다. 서울 한 복판에 가을로 접어들면서 걸게 그림이 걸렸다. 그 걸게 그림에 담긴 내용은 바로 장석주의 대추 한알 시였다. 그 때 많은 시민들이 그걸 보려고 가던 걸음을 멈추기도 했다는 보도다.

그것이 생각나서 이번 10월에 학교 건물 벽에 세로로 큰 플래카드를 걸었다. 너무 학생들이 거친 말을 하여 언어를 순화하고 좋은 인성을 갖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이해인의 '나를 키우는 말'을 벽에 걸었다. 보기도 좋을 뿐만 아니라 의미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연수를 갔었는데 경기도에서 온 교장선생님이 학교에 이 시를 걸었다는 얘기를 가볍게 하고 넘어간다.

나도 이 생각을 했었는데 내년 가을쯤 이 시를 학교 벽에 꼭 걸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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