솜리예술문화회관에 울려 퍼진 하모니
칠월 십팔일 기다러던 날이었다. 이 날은 우리 어양인들이 준비한 또 하나의 행사가 있는 날이다. 작년 축제때 합창경연대회와 축제를 묶어 겨울 방학 들어가기 전 축제와 함께 합창 대회를 하다 보니 좀 바쁘기도 해서 분리해서 1학기 말은 합창경연대회 2학기 말은 축제를 하기로 선생님들과 약속하고 준비해오다 맞은 날이다. 오늘 합창제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는지 조바심은 들지만 그동안 열심히 준비해왔기에 한편 안심은 되었다.
1학기 마무리로 한참 바쁘기도 하고 날씨도 보통 뜨거운 게 아니다. 이때쯤 합창제를 한다는 것도 무리다. 그런데 1학기 2차고사를 치르고 시간을 치열하게 쓴다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기도 했다. 요즘 문제되는 폭력도 합창제가 잘 되면 예방될 수 도 있고 인성교육이라고 하는데 다 함께 입을 모아 하모니를 만들어내는 것은 대단한 뜻이 있기도 했다. 합창은 자신을 숨기고 다른 사람에게 자신을 내어 주는 일이다. 노래 부르는 사람 모두가 힘을 합쳐 가장 아름다운 음색을 내는 남을 배려하는 일이기도 하다. 감각적 경험을 많이 한 아이는 창의력, 상상력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감각교육은 음악, 운동, 미술 현장체험학습이 될 수 있다. 합창제 등 음악활동을 통해 우리 학생들이 일상생활에서 예술을 향유하는 습관을 갖게 되고 정서적으로 풍부한 사람으로 성장하게 된다. 이런 합창제를 통해 우리 학생들이 속깊은 인간으로 될 거라는 생각이 든다.
어젠 리허설이 있었다. 음악 선생님의 진두지휘로 8시 30분에 3학년부터 강당에 모여 무대에 서보는 연습을 한다. 2차고사 전에도 노래 곡을 선정하고 조금씩 연습을 했다. 본격적인 연습은 2차고사가 끝난 9일부터 틈틈히 연습을 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연습해오다가 무대에 서보는 연습을 하였다. 학생들이 집합을 하면 정숙 지도 자체도 어려운데 조용히 시키면서 무대에 올라 노래부르고 내려가는 일 까지 세심하게 지도하는 모습을 봤다. 3학년이 끝나고 나서 1, 2학년을 함께 모아 놓고 지도를 하는데 소신과 신념을 갖는 사람만이 해 낼수 있는 일임을 느꼈다. 음악선생님의 합창을 사랑하는 마음과 전문성과 열정, 담임선생님들의 반학생을 사랑하는 마음과 헌신, 솜리예술문화회관에서 치러지는 합창제이다 보니 치밀한 기획력 등이 어우러져 치러지는 행사다. 리허설이 6교시까지 이어졌고 오후 5시 넘어 음악선생님과 회관에 가서 몇 가지를 점검하고서야 오늘의 합창제가 올려지게 된 것이다. 봄부터 소쩍새가 울고 천둥이 먹구름에서 울어야 피는 국화꽃처럼 많은 선생님들의 땀방울과 아이들의 피나는 노력이 있었기에 피우게 된 꽃인 것이다.
학생들이 8시 반경 솜리문화예술회관에 모여 입실이 되었고 9시가 넘어 제9회 교내 합창경연대회를 시작한다는 나의 멘트에 의해 합창제는 올려지게 되었다. 움악선생님의 심사위원 소개가 있은 후 3학년 두 남여 학생의 사회로 바로 1부의 막이 올랐다.
3학년은 노래 가사를 바꾸어부르는 대회 줄여서 노가바다. 3학년은 작년 대회를 치러봐서 경험이 있어 그런지 무대에 당당하게 서서 자신있게 부른다. 노래 가사도 재미있게 바꾸었고 적절한 율동도 곁들여서 좋은 화음을 이루어 낸다. 거의 모두 다 참여했다. 말썽을 부리는 유**도 반바지 차림으로 무대에 섰고 체육대회때 다친 무릎이 아직 낫질 않아서 보호대를 하고 무대에 서기도 하다. 내 앞에 앉으신 학부모는 어깨를 들썩이면서 흥겹게 콧노래도 부른다. 공수-인사라고 지휘자가 외친다. 다 예절바른 어양프로젝트가 아주 교육적인 효과가 큼도 느끼다. 어느 반 가사 내용이다. 언제나 밝고 희망 넘치는 우린 어양중학교 선생님들도 친구의 친구도 모두 원하는 학교 우리 모두 힘을 모아 함께 만들어봐요. Happy in your smile 더 크게 웃어봐. 개사 내용도 정말 멋지다. 행복한 어양중학교라는 카드 섹션도 확 눈길을 끌다. 3학년 8개반이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부르고 나니 9시40분이 좀 넘어서다. 이렇게 1부의 막이 내렸다.
2부는 1학년이다. 벌써 키 차이가 너무 크다. 3학년과 1학년이 이렇게 다를 수가. 하나같이 단정한 모습이다.; 노래 부르는데 몰입하고 있는 것도 공통점이다. 1-6을 시작으로 해서 1학년 합창은 시작되었다. 합창을 하고 지휘자의 인사가 있기 전 한 학생이 나가려다 다시 돌어서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바이올린 연주까지 곁들여 손 모으고 고개 좌우로 움직이고 입을 크게 벌려 합창하는 모습이 귀엽기까지 하다. 어느 반은 입장을 하면서 흥얼거리고 들어온다. 우리 서로 사랑하자는 말도 언뜻 귓가에 들려 마음이 갑지가 울컥 해지기도 했다. 네잎 클로버는 지정곡과 자유곡 두곡을 부르다. 마지막 등단한 반은 합창을 멋지게 하더니 좀 지루하나 싶은 때에 뭔가 큰 소리가 나나봤더니 준비해둔 폭죽을 터뜨려 웃기기 까지 한다. 1학년이 끝난 시간은 대충 10시 반이다.
무대 뒷 공간은 합창의 열기가 넘친다. 아직도 연습이 안된 탓인지 아님 더 수준높은 작품을 올리고 싶어선지 흥얼거리기도 하고 더 둘어가보니 대오를 갖추고 합창을 기다리고 있기도 하고 또 이제 곧 바로 무대에 오르기 전 긴장한 탓으로 엄숙하게 기다리는 반의 모습을 보다. 담임 선생님들의 분주한 모습도 인상적이다. 더 잘해보라는 주문이기도 한 것인지 반 아이들에게 다가서서 다양한 제스쳐로 계속해서 수신호를 보낸다.
3부는 10시 40분이 되어 2학년 7반을 시작으로 출발하였다. 1학년을 보다 2학년 합창 소리를 들으니 또 다른 차이를 느낀다. 제법 큰 목소리로 당당하게 부른다. 2학년은 지정곡은 푸른 열매이고 한 곡은 자유곡이다. 2학년 7반의 지휘자는 지휘자의 지휘가 인상적이다. 어깨를 들썩이면서 제법 폼나게 손을 흔든다. 어느 반 지휘자는 머리가 자라서 머리를 흔들때마다 뒷머리가 움직이는 모습이 확 눈에 띈다. 그만큼 열정적으로 지휘를 하는 것이겠지. 어느 반은 키가 작은 남학생 지휘자, 키가 크고 체격이 당당한 반주자 언밸런스한 모습도 인상적이었는데 작은 키인데도 자신감 넘치는 지휘도 좀 인상적이다. 2학년 2반을 마지막으로 합창은 막을 내리다. 반 합창이 끝난 시간은 11시 35분이다.
이어서 찬조 출연이다. 그동안 학부모 감독을 하면서 틈틈히 익힌 노래 솜씨를 자랑하는 학부모 중창단의 합창이다. 부모님들이 나오셨다는 의미인지 학생들의 박수 소리 대단하다. 전북음악실기경연대회에서 바이올린 부문 은상을 차지한 1학년 한송현 군의 바이올린 연주가 있었다. 그 후 성악부문에서 은상을 차지한 오지애 학생의 성악이 있었고 음악선생님의 심사 결과가 발표되었다. 환호하는 반 아쉬워 하는 반 대조적이었으나 오늘의 합창은 우리 모두가 다 승리자라 생각한다.
처음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창대된 대회, 내가 주인공이 되서 마음껏 자신을 표현해본 합창대회, 1학기 고생해서 달려왔는데 대미를 합창제로 장식하고 1학기를 멋지게 마무리 한 우리 어양인이 자랑스럽다.
각반 우리 학생들 자신을 반이라는 용광로에 녹여낸 우리 학생들이 자랑스럽습니다.
뭔가 목표를 갖고 더 잘해보자고 격려하고 우리 학생들을 사랑하는 담임선생님들이 존경스럽습니다.
어려운 업무를 맡으면서도 살신성인의 헌신의 모습을 보이면서 훌륭한 기획에다 학급 전체의 하모니를 멋지게 만들어주신 윤인자 선생님 사랑합니다.
열정적으로 참여해주시고 도와주시는 운영위원님과 학부모님들께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행복한 어양중학교 화이팅
2013. 7.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