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 낀 날
안경 낀 날
오늘은 3월 2일이다. 3월 1일은 우리 나라가 일제 치하에서 태극기를 들고 일제 강점에 항거를 한 날이라 국경일로 정해져서 어느 해건 삼월은 2일부터다. 우리 나라 학제는 3월부터 학기가 시작된다. 전국적으로 일제히 대한민국의 모든 학교가 개학하고 시작하는 날이다. 나는 교직에 몸담았던 터라 삼월은 일년 어느 달보다 바쁘게 산 달이다.
퇴직을 했어도 오늘 내가 다니는 고전번역교육원도 개강을 하여 8시 50분쯤 집을 나서다. 정확하게는 작년 6월 말경부터 고번연을 알아 들락거리기 시작한 거 같다. 9월부터는 수목금 사흘을 본격적으로 다니기 시작했고 작년 맘 먹기로는 올3월부터 좀 진지하게 공부할 생각으로 기다리고 있던 날이다.
모처럼 시내버tm를 타다. 오랜만에 타니 약간의 울렁증도 생긴다. 그동안 시내버스를 거의 타보지 않았던 증거다. 9시 반 고번연에 들어서니 반가운 얼굴들이 이미 와 있다. 하지만 작년 서먹거리던 사람들은 해가 지나 반갑게 인사를 해야 하는 처지에도 별로 반응을 보이질 못했다.
교수님이 오셨고 작년 진도에 이어 논어 선진편 5장부터 강독하기 시작하다. 작년 종강을 했었을 때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한문 공부를 이 겨울 할 같은 기세로 돌아왔으니 책 한 장 떠들어 보지 않고 덮어놓은 그대로 오늘 나섰던 것이다. 이젠 지나간 시절이니까 오늘부터 염두에 두고 복습이라도 철저히 하자고 마음먹었다.
그런데 한 가지 오늘 책을 보는데 작은 글씨가 제대로 보이질 않아서 책을 보는 데 애를 먹었다. 그렇지 않아도 돋보기를 맞춘지 칠팔년이 지나던 터라 돋보기를 써도 성경책이 잘 보이질 않아서 고민하던 중이었다.
오늘 첨으로 고번연을 방문한 사람과 이야기가 되어 한옥마을 승강장에 있는 커피숍에 가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늦게 돌아와서 오자마자 식구들과 점심을 먹으로 갔다. 돌아오면서 아무래도 안경점을 가봐야 할 것 같다고 해서 쇼핑을 하고 안경점으로 가다.
일단 돋보기 돗수부터 조정을 했는데 그러기 전 시력 검사를 하고 나니 검사자가 안경을 써야 할 것 같다고 한다. 시력이 너무 나빠졌다고 한다. 요즘 작은 글씨도 잘 보이질 않고 사물이 초점이 잘 맞질 않아서 눈을 찡그리면서 보는 경향이 많아졌다. 다시 원장이 돌아와 다시 시력 체크를 한다하면서 점검을 해보더니 이 경우는 당연히 안경을 써야 한다고 한다.
두 시간 안경점에 머무르면서 고민해봤으나 전문가가 조금 있는 시력이라도 지금이라도 보호해야 한다고 조언을 하니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안경을 맞추다. 나올 때는 안경을 끼고 나오다. 세상 사람들을 안경을 낀 사람과 안 낀 사람으로 나눈다면 그동안 안낀 사람의 부류에 들었다가 이젠 안경낀 사람의 부류에 들어가게 되었다. 되도록이면 안경을 끼고 살라 한다.
시력을 아끼고 살자. 내가 너무 눈을 혹사하고 살았다. 퇴직 후엔 컴과 스마트폰과 씨름하며 살았다. 또 책도 보고해서 눈의 피로도가 최고조에 이르고 있는 시점이다. 너무 나빠지기 전에 눈을 보호하고 살자. 눈이 보배다.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