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말고사 유감
기말고사 유감
첫날(2019. 12. 9 월)
오늘은 2019년도 2학기 기말고사 첫날이다. 통감 과목이다. 교실을 빠져 나오는 순간 부끄럽기도 하고 되게 망치로 머리를 얻어 맞는 기분을 느끼다. 길을 걸어 오면서 자꾸 하늘을 바라보게 되다. 공부를 한다고 했는데 내가 범위 밖을 공부한건지 싶어 버스를 기다리다 반장에게 카톡으로 물어보기 까지 하다. 이번에는 서머리 노트까지 작성하여 공부는 더 했다. 그러니까 더 억울하다. 나이 든 사람이 본을 못보이고 챙피까지 당하는 자신이 너무도 부끄럽다. 이거 포기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다. 집에 와서 이번 시험 포기할까 하다가 논어 책을 챙겨 도서관으로 가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 공부하자. 이번 시험 끝나고는 1급 급수 시험을 볼 계획이었는데 꼭 보아야 할 필요성을 느끼다. 낱글자도 잘 몰라 공부하는데 불편하다. 일단 오늘 시험은 잊기로 하고 다음을 준비하기로 하다.
둘째날(2019. 12. 10 화)
도서관을 가려는데 KBS 아침마당에 국민 가수 이미자가 나온다. 좀만 보고 가려는데 발을 뗄 수 없다. 결국 끝까지 보고 도서관으로 가다. 어제 시험에 실망이 너무 커서 그만 사기가 떨어져 공부할 맘이 없다. 세주까지 보느라 힘이 들다. 시힘지를 받아든 순간 내가 공부를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다. 기본을 제대로 하지 않고 엉성하게 공부한 태가 난다. 이번에도 속았다는 생각이 든다. 기본을 철저히 정확하게 공부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시험보고 나오다 대전에서 열심히 다니는 원생과 짧게
얘기를 나누다 궁금해서 통감셤 잘 보았냐 했더니 무난하게 잘 치렀다는 말에 더욱 작아지는 나를 느끼다. 앞으로 잘해 보자고 다짐하면서 오늘도 어깨가 늘어진 채로 돌아오다.
셋째날(2019. 12. 12 목)
오늘은 7시 반에 시험이 시작되어 도서관에서 좀 늦게 나서다. 집에 와서 여유있게 챙겨 한옥마을로 가다. 버스를 기다리니 970번 버스가 온다. 한옥마을에서 내리려 하는데 그냥 지나간다. 남부시장 승강장에선 벨을 누르지 않았나 또 그냥 간다. 다음 정거장은 한옥마을과 거리가 멀다. 나의 소심한 성격에 다른 데서 내려 고생한다 싶어 나보고 '머저리'라고 자책하면서 교육원으로 오다. 일찍 집을 나서 시험시간은 늦지 않고 7시쯤 도착하다.
오늘도 역시나다. 제대로 못쓰다. 경기전 앞을 지나는데 2층 카페에서 눈이 내리네 노래가 나온다. '하얀 눈을 맞으며.. 눈이 내리네.. 걸어가는 내 모습 등' 노래가 나오는데 셤 못보고 나오는 나를 위로하는 거 같다.
버스 승강장에선 늦게 보고 나온 후배와 몇 마디 했는데 내가 넋두리만 한 거 같다. 집에 와서도 시험 문제 확인하지도 않고 책장에 소학책 을 던져넣다 싶이 했으나 맘은 왠지 무겁다.
넷째날(2019. 12. 13 금)
맹자 시험이 있는 날이다. 맹자는 이루 상하 두편이다. 어제 시간 내서 좀 봐둔 게 있어 수월스럽게 볼 줄 알았지만 워낙 양이 많아서 한번 훑어 보기가 벅 차다. 오후 3시 반쯤 되니 더 진척이 없다. 일찍 도서관을 나서 집으로 오다. 좀 일찍 한옥마을로 가다. 생각보다 아주 어렵진 않지만 소설 쓰듯 답안 작성을 하다. 시험 후는 전체 회식이 있다 하여 치킨 집으로 가다. 이런 자리가 마련되니 좋다. 서로 한 마디도 못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다.
원래 3학년 마지막 시험 축하 자리인데 시험이 늦게 끝났다 하여 3학년은 9시쯤 오다. 다 참석은 안했지만 전체가 만나니 좋다. 3학년 젊은 친구는 고대 대학원 합격이 확정되어 많이 축해해주다.
방학 생활에 대해서도 내년 2학년 과정에 대해서도 이런 저런 많은 얘기를 하다. 자리가 끝나 집에 오니 10시 50분경이다.
그래도 시험을 마치니 홀가분하다. 시험은 못봤지만 결석 한번 하지 않고 지각 한번 하지 않는 것으로 위안을 삼자. 겨울방학엔 맹자 특강과 1급 한자 급수 시험 준비를 하면서 알차게 보내자.
야호 방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