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손자 사랑 85

공갈 젖꼭지 문 셋째

공갈 젖꼭지 문 셋째 토요일 대전행인데 목요일부터 아내는 반찬 준비다 아니 그 전부터 구상을 한다 이번엔 무얼 해다 줄까 수요일쯤엔 며느리와 무슨 협상을 하듯 주문한 것을 확인한다 그러고서 대전행 정성껏 준비한 음식을 잔뜩 들고 아들 집을 들어서는 순간 손자들의 합창 소리 안녕하세요 하는 건지 안녕히 가세요 하는지 큰 손자는 동화책을 들고 읽어 달란다 그런데 태도가 누워 뒹굴 뒹굴 아들이 태도를 고쳐 주는데 제대로 앉으라고 둘째도 와서 같이 셋째는 이젠 낯가림은 않지만 동화책 읽다 눈을 드니 저 멀리 탁자 밑 공간에 젖꼭지 문 쪼그려 앉은 셋째 그래도 많이 발전했네 우릴 봐도 을진 않으니 큰 손자는 또 한권 들고 와서 읽으란다 이젠 손자가 한글도 제법 읽는다 셋째가 언제 다가 왔는지 내 양말을 건드린다 ..

셋째 돌

셋째 돌 오늘 거룩한 주일 허락하셔서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나아가 진정으로 예배드리고 하나님께 영광 돌리게 하시니 감사드립니다. 또한 특별한 날로 셋째 손자 귀한 생명 주시고 하나님 은혜 가운데 자라게 하시다가 첫 돌 맞이하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앞으로 하나님의 한없는 사랑으로 함께 하여 주시고 믿음으로 잘 자라 세상에서 승리하는 삶을 살도록 역사하여 주옵소서. 소년 예수가 키와 지혜가 자랐듯이 지혜와 담력도 더 크게 자라게 하셔서 하나님이 기뻐하시고 가정의 자랑이 되게 하옵소서. 병마 틈 못타게 하고 사고와 환란 면케 하시고 좋은 친구 이웃 스승도 만나는 복도 누리고 세상의 빛과 소금되게 하옵소서. 사랑하는 큰 손자 성준이와 둘째 성민이에게도 동일한 복이 임하게 하옵시고 축복하여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

패스 놀이

패스 놀이 며느리와 손자들이 세시쯤 온다 하여 마중을 나가다. 외가에서 며칠 지내다가 외할아버지가 태워 세시반쯤 송천동으로 오다. 외할아버지와 작별 인사를 하는데 큰손자가 잘 가시라 손짓하고 외할아버지와 안기며 작별을 한다. 집으로 들어 오면서 외할아버지가 이거 사주고 외할머니가 장난감에 또 다른 거 하며 자랑이 대단하다. 어릴적엔 외가에서 놀며 얻은 경험이 나중 살며 행복의 큰 자산이 되길 바라다. 집에 들어와서 집에 있는 장난감을 가져다 놀기도 하고 자전거를 이리 저리 신나게 타고 다닌다. 셋째는 낯가림을 하여 효자동에 있으면서 내내 울어 애를 먹었는데 기특하게도 잘 견딘다. 이거 저것 하다 패스 놀이를 하잔다. 방에 있는 자전거를 첫째 둘째가 하나씩 차지하고 방안의 탁자를 좀 밀어 통행이 쉽게 만들..

손자의 절규

손자의 절규 아내는 소파에 앉아 엊그제 겪은 일을 되뇌이며 웃음짓는다 아들 집을 방문하고 나오는데 며느리가 배웅하면서 건넨 봉투를 손자가 보고 악을 쓰면서 엄마 할머니에게 준 거 주지말라고 떼를 쓰는데 동네 떠나갈 정도로 울었다는데 자주 아들 집을 가는데 이번엔 며느리가 봉투 내미는거 보고 울기에 할머니는 손자들 먹으라고 이거 저거 맛있는 반찬 해다 주었는데 괘씸하기도 하고 집에 와 왜 그렇게 울었는지 아들에게 물으니 손자 가라사대 나 사고 싶은 장난감 많은데 할머니에게 왜 줘 생각만 해도 우습다고 난 내년 설 손자가 와서 세배하면 장난감 사라고 봉투에 두둑하게 넣어 주련다 2021.11.30

나 힘들어

인사 아들 집을 들어서는 순간 며느리가 할아버지 오셨으니 인사해 대뜸 손자하는 말 나 지쳤어 힘들어 엄마 시키는 말에 들째는 와서 꾸벅 가만히 보니 작은 방에 큰손자가 의자 비스듬히 앉아 시큰둥 다시 인사하라 했더니 나 힘 빠졌어 힘들어 타일러 인사를 시키니 그때사 안녕하세요 조금후 기분이 좋아져 한글판 숫자판 가져오라 하니 숫자판을 가져온다 내가 숫자를 부르면 몇 번 가리키더니 나에게 숫자를 맞혀보란다 둘째는 숫자를 거꾸로 읽는다 한글판을 가져오라 했더니 낡아서 쓰레기통에 버리란다 내가 찾아 와서 글자를 가리키니 먼저 한줄 한줄 읽는다 한줄 읽을 때마다 짝짝짝 박수를 전체를 다 마쳐서 짝짝짝 힘차게 과일이 나온다 방울 토마토를 나는 둘째와 맛있게 그런데 큰손자는 또 시큰둥 토마토가 우리 나라에서 떠나야..

나 송천동 할머니 좋아졌어

나 송천동 할머니 좋아졌어 저녁 식사를 위해 식탁에 둘러 앉은 식구들 손자들도 암전히 앉아 포크를 들고 밥을 먹으면서 나 송천동 할머니 좋아졌어 느닷없는 손자 말에 그만 함박 웃음이 터진다 할머니 열심히 만든 돈가스 정성으로 볶은 취나물 호박나물 맛있게 볶은 소고기 볶음 시금치도 김말이도 무국에 차려진 밥상 주방에서 일하는 할머니 듣고 언졔는 밉다더니 좋다고 그동안 만나면 효자동만 찾더니 듣던 중 말 중 첨인지 모른다 신난 할머니 식사후엔 배 과일과 키위가 서비스로 아깐 나에게 뽀뽀하는 손자들 송천동에서 하루 자고 간다고도 하고 마음이 변한건 아닐테고 열심히 만들어준 할머니의 진심을 알아준걸까 설령 단 한번이라도 듣는다는 것도 행복한 일인걸 2021. 11.13 -----------------------..

공부 한번 해볼까

공부 한번 해볼까 방안에 있는 앉은뱅이 책상에 손자 녀석이 털썩 공부하는 흉내낸다 내가 하는 대로 하얀 종이에 볼펜과 연필로 열심히 그린다 동생이 밥 먹는다 해도 나 공부한다 소리친다 한눈 파는 순간 내가 보던 책에 낙서한다 나는 스마트폰에 손자 이름도 써주고 보여주다 얼굴 그림도 그리니 좋아한다 둘째는 책상 옆에 있는 탱자 얼매를 주방에 있는 할머니에게 가져다 냄새 맡아 보란다 좋은 냄새가 난단다 다시 와서 가져간다 첫째는 아직도 하연 종이에 꾸욱 꾸욱 맘가는 대로 그림을 2021.11. 13

업어줘 목마 태어줘

업어줘 목마 태어줘 오랜만에 듣는 말 업어줘 목마 태어줘 뒷다리 잡기 놀이가 재밌었던지 할애비를 만나자 마자 내미는 다리 한 손으로 잡다가 두 손으로 힘차게 잡으니 한 손으로 잡아 내가 끌어 당기니 안 끌려 오려고 방매트를 잡고 쓰는 안깐힘 일어나더니 내가 이겼다 외치는 손자의 샤우팅 할머니 셋째를 안으니 첫째가 나보고 업어줘 오랜만에 들어 보던 말 두세살때 많이 했던 말을 여섯살이 되어서도 또 다른 주문이 이젠 목마 태어줘 둘째가 보더니 나도 한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에서 아내가 이젠 다칠 우려가 있으니 뒷다리 잡기는 그만 2021.10.30

빡빡 머리 셋째

빡빡머리 셋째 아들 집에 들어서자 장난감을 조립하는 두 손자 할아버지에게 인사하라 하는 아빠 말에 둘째는 다가와 공손히 절하는데 첫째는 앉아서 고개만 돌리고 까닥한다 티비 받침대 옆에 비스듬히 엎드려 있는 셋째 낯선 사람 들어 오니 커진 눈동자 할머니가 곱슬이 심해서 나중 크면 멋질거야 하고 어루만지던 머리는 온데간데 없고 빡빡머리가 되고 입에 물려진 공갈 젖꼭지 바로 방바닥에 앉아 기도를 아들 내외 손자들 하는데 갑자기 터진 울음 소리가 조금 지나니 천둥 소리 된다 낯선 사람이 마스크를 하고 앉은 나의 모습이 손자의 눈에 비쳐졌나 이제 태어난지 여덟달 된 셋째 낯가림 탓일까 할머니가 달려와 안고 달랜다 그래도 아랑곳 않고 이어지는 울음소리 결국은 아빠가 안으니 조금 지나 아빠 품에서 떨군 고개 아들과 ..

할머니 이거 읽어줘

할머니 이거 읽어줘 할머니가 모처럼 인기다. 둘째가 동화책을 들고 가 읽어달란다 《꼭꼭 숨어라》 《검은곰 흰 곰》 《놀아 줘, 응》 첫째도 지지 않고 책을 내민다 《모두 왔다》 《안아 줘, 어부바!》 내가 공룡을 슬그머니 들이밀어도 이야기 삼매경에 빠진 손자들을 테스트해도 움직이지 않는다 할머니 좀 쉼을 주려고 엄마가 읽어 준다고 해도 뒤도 돌아보지 않는다 할머니의 이야기는 계속 된다 《후후가 밖으로》 《후유, 깜짝 놀랐니!》 《기차가 덜컹 덜컹》 이게 마지막이야 《나 좀 타자》 《걸음마 참 잘해요》 만나면 할아버지하고 장난하더니 할머니가 모처럼 인기다 홈런을 치다 2021.10.16